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스토킹이 단순 경범죄로 취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처벌은커녕 제대로 신고조차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신문 

5년동안 사귀다 헤어진 전 여자 친구의 차량과 자전거 등에 위치추적장치를 몰래 달아 스토킹한 50대 남성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 단독 오한승 판사는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8)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 B씨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A씨의 행위로 극심한 불안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면서 "A씨는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B씨를 따라 다니거나 기다리고 지켜보는 행위를 해 B씨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스토킹범죄를 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입었을 정신적 충격 등에 비춰 그 죄질이 무거운 점,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한 점, 피고인이 동종전과를 포함해 7회의 형사처벌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형량을 별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25일 B(51)씨의 거주지 인근 인천 미추홀구 한 주차장에서 B씨 소유의 승용차와 자전거 안장 하부에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했다.

같은해 10월 8일 B씨가 장치를 제거할 때까지 개인위치정보를 수집·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0월8일 오후 10시35분께, 같은달 20일 오전 1시22분께 같은 장소에서 잇따라 B씨의 승용차에 위치추적장치를 달았다.

A씨는 지난 2015년 9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B씨와 교제하다 헤어진 후, B씨와 지인 C(56)씨의 남녀관계를 의심하면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똑같은 방식으로 C씨가 거주하는 인천 동구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C씨 소유의 승용차에 2차례에 걸쳐 위치추적장치를 설치했다.

그는 지난해 10월10일 오후 8시44분쯤 B씨가 운행하는 승용차를 뒤따라가 인천 중구에 있는 한 호텔 주차장에서 다음날 오전 2시36분까지 B씨를 기다린 혐의도 받고 있다.

A씨와 변호인은 "B씨의 불륜을 확인하기 위해 1회 찾아갔을 뿐이고, B씨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지도 않았으므로 스토킹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