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달리는 여성 나온 갤럭시 영국 광고에
여성 노린 범죄 늘며 공포 느낀 영국 여성들
‘부적절하다’ 질타…삼성 결국 사과

ⓒ유튜브 캡처
삼성은 지난달 31일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버즈를 끼고 새벽 2시에 홀로 조깅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 1분짜리 영상을 공식 유튜브 계정에 공개했다. ⓒ유튜브 캡처

한밤중 달리는 여성을 그린 삼성전자의 영국 광고가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에서 홀로 다니던 여성들이 폭력에 희생되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여성은 어디에서도 안전하지 않다는 불안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광고라서다. 삼성은 결국 사과했다.

삼성은 지난달 31일 새벽 2시에 홀로 조깅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 1분짜리 영상을 공식 유튜브 계정에 공개했다. ‘올빼미족들’이라는 제목으로,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버즈를 끼고 어두운 밤길을 자유롭게 달리는 주체적인 여성을 보여줬다.

영국에서는 지난 1월 아일랜드에서 23세 여성이 운하 주변 산책로를 혼자 달리다가 살해된 사건이 있었다. 지난해 3월 런던에서는 밤에 귀가하던 30대 여성 세러 에버러드가 경찰관에 납치된 뒤 살해된 사건도 있었다. 같은 해 영국 통계청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영국 여성의 절반은 어두울 때 혼자 걸어가면서 안전하지 않다고 느꼈다.

일련의 사건으로 영국 사회에서는 여성들의 안전에 관한 논의가 촉발됐고 온라인상에선 #shewasonarun(그녀는 달리고 있었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삼성 광고에 "둔감하고 순진하다"는 지적이 쏟아진 이유다.

ⓒ유튜브 캡처
삼성은 지난달 31일 갤럭시 워치와 갤럭시 버즈를 끼고 새벽 2시에 홀로 조깅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린 1분짜리 영상을 공식 유튜브 계정에 공개했다. ⓒ유튜브 캡처

달리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미라런’ 회원들은 삼성 광고에 대해서 “여성이 새벽에 안전하게 달리기하는 사치를 누리고 있다는 모습을 표현한 것처럼 보이지만 슬프게도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여성의 달리기’라는 잡지의 에디터인 에스터 뉴먼은 BBC 라디오에 출연해서 “내 주변에 새벽 2시에 달리기를 할 여성은 없다. 더군다나 도시에는 절대로 없다”고 말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삼성은 “해당 광고는 언제든 운동할 수 있는 자유를 기념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것”이라면서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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