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위기청소년 대상 첫 실태조사
위기청소년 약 40% 신체·언어 폭력 겪어

위기청소년의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신체적·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는 29일 ‘2021년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출, 자살, 비행 등 다양한 위기 상황을 경험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는 한편 코로나19로 청소년의 심리·정서적 위험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따라 청소년복지 정책 개선을 위해 실시됐다.조사 대상은 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쉼터 등과 같은 위기청소년지원기관을 이용했거나 입소한 경험이 있는 만 9세 ~ 만 18세 이하 청소년이다.

ⓒ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

조사 결과 부모, 보호자, 친구, 선후배 등 주변 사람들로부터 폭력을 당한 위기청소년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위기청소년의 44.4%, 46.0%가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친구 또는 선후배들로부터 폭력 피해를 입은 경우도 15.9%로 조사됐으며, 성폭력 피해의 경우도 4.3%로 나타났다.

우울감을 경험한 위기청소년도 10명 중 3명에 달했다. 특히 여성청소년의 비율이 남성청소년보다 높았다. 위기청소년 중 자해나 자살을 시도한 경우도 18.7%로 적지 않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여성청소년(29.8%)이 남성청소년(8.2%)보다 3배 이상 높게 조사됐다. 자살 시도는 심리 불안(48.4%), 가족 간 갈등·학대(26.3%) 등이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위기청소년이 가정 밖 생활을 하는 동안 손을 내밀 곳이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위기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준 대상은 ‘친구, 선후배’가 67.4%로 가장 많았지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다고 말한 위기청소년도 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청소년에게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경제적 문제인 것으로 드러났다. 위기청소년이 가정 밖 생활을 하며 어려운 점은 ‘생활비 부족’(54.0%), ‘갈 곳·쉴 곳이 없음’(42.4%), ‘우울·불안’(33.3%) 순으로 조사됐다. 위기청소년이 희망하는 지원 서비스도 ‘일자리 제공’(77.6%), ‘직업 훈련/자격증 취득’(76.6%), ‘경제적 지원’(75.4%) 등 높은 수치로 기록됐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위기청소년이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 복지·보호 정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심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모든 청소년이 조화롭고, 건강한 성장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위기청소년에 대한 정서적 지지와 함께 주거·취업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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