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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옥자(61) 서울시 새마을부녀회장의 주머니 속에는 항상 쓰레기가 들어 있다. 운전을 하다가 담배꽁초를 그냥 버리는 것을 보고 줍지 않으면 꺼림칙하고, 몸이 불편한 사람이나 노인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타고난 봉사자다.

젊은 날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동생이 초혼에 실패하고 방황하던 것이 안쓰러워 옆에서 보살펴주고 싶은 백 회장이 동장을 찾아가 “허드렛일이라도 하겠다”며 시작한 일이 새마을 운동과 첫 인연이 되었다. 이후 반평생을 시흥3동 부녀회장을 시작으로 31개 동으로 이뤄진 구로구, 금천구 회장을 거쳐 작년 2월부터는 서울시 새마을부녀회장으로 맹렬히 활동 중이다.

“새마을부녀회는 '정' 하나로 뭉친 가족이다. 지난 해 겨울엔 전쟁 미망인에게 나눠줄 김장 김치를 담기 위해 100명의 부녀회원들이 배추 4천 포기를 산지에서 직접 구입해 절이고, 담가서 전달하는 모든 일에 발 벗고 나섰다.”

전국적으로 30만 명 정도의 부녀회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새마을 부녀회는 사랑의 급식나누기, 재활용 장터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IMF 위기 당시엔 전국에서 금모으기 운동을 처음으로 시작,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정작 이에 대해 백 회장은 생색을 내기는커녕 “어머니의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한 일인만큼 드러내거나 홍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슬하에 2남1녀를 두고있는 백회장은 “아이들이 우리 엄마는 재테크는 할 줄 몰라도 새마을 부녀회 활동은 뿌리부터 열매까지 다 안다면서 인정해 준다”며 “가족들도 이젠 남을 위해 양보할 줄 아는 새마을 가족이 다됐다”고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조유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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