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게릴라 전술로 대항 예상
젤렌스키 "돈바스 포기하지 않는다"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군의 포위공격을 받고 있는 마리우폴 시내는 폐허가 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군의 포위공격을 받고 있는 마리우폴 시내는 폐허가 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군인들에게 항복을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는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군에 포위당한 마리우폴이 아직 함락되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군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슈미갈 총리는 "마리우폴에 10만명 정도가 식량, 물, 난방, 전기 없는 상태로 갇혀 있다"며 각국에 지원을 호소했다. 

슈미갈 총리는 "아직 마리우폴의 여러 지역이 우크라이나군 통제 아래 있고 러시아군이 시내 전체를 장악하지는 못했다"며 "우크라이나인은 절대로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마리우폴에 남아있는 군인들이 항복하면 살려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있는 우크라이나군 2500명을 포위하고 있다며 "자발적으로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는 것만이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러시아 미하일 미즈네체프 대장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내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무기를 버리고 항복해서 생명을 건질 수 있는 시한을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오후 7시)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는 이날 아조우스탈 일대를 촬영한 드론 영상에서 검은색 연기 기둥과 작은 연기들, 불기둥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친러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수장 데니스 푸쉴린은 리아 노보스티에 "남아있는 우크라이나 부대가 계속 저항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페트로 안드리우슈첸코 마리우폴 시장 보좌관은 이날 텔레그램에 "18일 마리우폴 출입이 중단될 것"이라며 "남아있는 남성들은 검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NN에 따르면 안드리우슈첸코 보좌관은 러시아군이 통행증을 발행하기 시작했다며, 통행증을 받기 위해 줄 서있 는 시민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재했다.

안드리우슈첸코 보좌관은 "시민 수백명이 통행증을 받기 위해 줄을 서야 한다"며 "통행증이 없으면 다음 주부터 시내 이동은 물론 거리에 나가는 것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BBC, 우크라이나 군 게릴라 전술로 맞설 것"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방어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이 핵벙커와 터널을 이용해 게릴라 전술로 맞설 것이라고 BBC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빌라인의 저스틴 크럼프는 BBC에 "방어를 위한 준비가 잘 되어 있다"며 "현장을 강화하고 탈출로를 건설하는 데 50일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전멸하지 않는 한 오랫동안 그곳에 있을 것"이라며 "그들은 밤에 싸우고 다시 들어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크럼프는 "러시아가 '신나치'라고 비난한 극우파 아조프 대대가 이끄는 800명의 전사들이 이 발전소를 방어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아조프대대는 포로가 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항복하지도 않을 것이다. 러시아군은 그곳을 안발짝 한발짝 치우리를 원치 않을 것이다. 지하는 끔찍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 젤렌스키 "돈바스 포기 안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을 끝내기 위해 동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군은 돈바스 지역에서 러시아군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돈바스 지역을 점령했다고 해서 키이우 장악을 다시 시도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며 "이번  전투는 전쟁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 땅을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군과 러시아 지도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 총공세를 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에 부딪혀 북부 지역 장악에 실패하자 키이우 인근 지역에서 철수한 뒤 돈바스 지역을 향한 공격에 집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공개 연설에서 이번 전쟁의 목표가 2014년부터 돈바스 지역에서 이어진 분쟁을 잠재우기 위함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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