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 특검법 통과… 유족 "성역 없이 수사해달라"

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의 진상 조사를 위한 특별검사(특검)법이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중사가 세상을 떠난 지 330일만이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공군 20전투비행단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관련 군 내 성폭력 및 2차 피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재석 234인 만장일치 찬성으로 가결했다. 군이 특검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 수사대상은 2019년과 2020년 이 중사 관련 성추행·성폭력 사건과 그와 연관된 공군내 성폭력 2차 피해 등 불법행위다.

국방부와 공군 본부내 사건 은폐·무마·회유 등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관련 불법행위도 수사 대상이다. 또한 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새로 인지된 사건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날 이 중사의 부친 이주완씨와 군인권센터 관계자 등이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 자리해 법안 통과를 지켜봤다.

이 중사의 부친은 본회의에서 앞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갖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특검법이 가결되는 순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중사 유족과 군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입장문에서 "이예람 중사 특검은 대한민국 사상 최초로 군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특검"이라며 "이 사건은 군이 스스로 수사하고 재판하는 현행 군사법·군수사체계의 한계를 여실히 나타낸 사건"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공군본부 법무실장 전모 준장은 강제추행 수사 초기부터 가해자 봐주기 수사가 전개된 이유를 규명하는 데 있어 핵심 인물임에도 혐의를 부인한다는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그에 대해 제기된 혐의 대부분에 대해 제대로 된 수사가 없었기 때문에 받지 특검에서 반드시 성역 없고 강도 높은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마땅히 국방부 및 군과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 주요 수사 대상자와 직·간접적 친분이나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 특별검사와 특별검사보 등의 주요 직위를 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 이예람 중사는 공군 내 성추행 피해와 2차가해, 사건은폐 협박 등에 시달리다 지난해 5월 사망했다. 사망 이후 수사가 진행됐지만 부실수사 논란에 휩싸였고 유족은 지난해 9월부터 특검을 요청해왔다.

지난 2월 대선 과정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 특검에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하면서 특검법 도입 논의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마침내 지난 3일 박홍근(더불어민주당)·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특검법 처리를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