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차에서 시신 164구 확인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지속 용의

우크라이나 북부 크라마토르스크의 기차역에 떨어진 러시아 미사일 ⓒBBC 화면 갈무리
우크라이나 북부 크라마토르스크의 기차역에 떨어진 러시아 미사일 ⓒBBC 화면 갈무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지역의 기차역에 미사일을 발사해 50명이 숨지고 300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8일(현지시각)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북부 크라마토르스크의 기차역을 공격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어린이 5명을 포함해 50명이며 부상자는 300여명이다.

단일 공격에 의한 민간인 피해 규모 기준으로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라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밝혔다.

공격을 받은 기차역에는 기차로 피란하려던 주민들이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이날 공격에 대량 살상 무기인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새끼 폭탄 수백 개가 들어있어 넓은 지역에서 다수의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무기다.

◆ 부차에서 시신 164구 확인

러시아군이 물러난 뒤 민간인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수도 키이우 근처의 부차에서 시신 164구가 확인됐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가 밝혔다.

이리나 베네딕토바에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러시아군이 철수한 부차에서 시신 164구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베네딕토바에는 TV연설에서 "어제 현재 사망자 164명이 부차에서 발견됐다. 오늘 폭우가 내리기 전에 집단 무덤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키이우 교외 보로디안카의 붕괴된 건물 잔해 밑에서 어제 시신 26구가 발견됐으며 금요일 시신 2구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을의 파괴된 건물에서 더 많은 시체가 발견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지속 용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부차 민간인 학살 의혹에도 평화협상을 계속 진행할 용의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익명의 터키 관리는 "양측 모두 평화회담을 개최할 의사가 있다“면서 ”그러나 공통의 문서를 채택하는 데는 한참 멀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돈바스 및 크름반도의 법적 지위 등 일부 현안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터키의 중재로 지난달 29일 이스탄불에서 대면으로 평화협상을 한데 이어 이달 초에도 화상 협상을 진행했으나 특별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나면서 협상 분위기는 급속도로 경색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터키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외무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외교장관 회의 뒤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 중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부차, 이르핀 등과 다른 지역들의 모습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 "이 장면들은 협상에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 모두 추가 협상을 중재하려는 터키에 긍정적 태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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