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게, 싸게, 빠르게' 철칙 지켜

현대모비스 전국 최우수 대리점 선정

@A10-1.jpg

'윈윈 전략 . 가장 좋게, 싸게, 빠르게'

자동차 부품을 유통·판매하는 (주)유진부품판매 김영심(36·사진) 사장의 경영방침이다. 김 사장은 전통적으로 남성들이 점유하는 자동차부품 유통업에서 배달은 빠르고 가격은 싸고 품질은 우수한 '마트 개념'을 적용, 독보적인 위치에 오른 여성 CEO다.

그의 회사는 현대 모비스로부터 전국 최우수대리점으로 지정됐다. 단순 명쾌한 경영방침처럼 그의 성격 또한 시원 명쾌하다.

“벌써 10년 전이네요. 27살 꽃다운 나이에 문경에서 무작정 상경해, 동대문에 왔어요. 그땐 호리호리한 몸에,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늘어뜨리고 다녔을 때죠. 퇴직금 300만원으로 2평도 되지 않는 사무실을 월세로 얻었고 일을 시작했죠.”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한 쪽에 수십 년간 터를 지켜온 자동차부품상가 지역. 모두가 기름때 찌든 작업복을 걸치고 바쁘게 자동차 부품을 나르거나 손질하는 그곳에서 어엿한 '성공기업 사장'소리를 듣게 된 김영심씨. 동생과 함께 퇴직금에 돈을 보태 7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을 10년 후 직원 14명, 연매출 75∼80억원을 예상하는 중소기업으로 키워놓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7년 동안 자동차부품 관련 회사에서 창고업무를 정말 열심히 했고, 집안이 너무나 어려웠어요. 무조건 하면 되겠다는 생각만 들었지, 실패할 거란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아무 연고 없는 서울에서 김 사장이 이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억순이 같은 노력'과 '거래처와의 신의'만큼은 철칙처럼 지켰기 때문이다.

지금도 동대문부품상가의 터줏대감들 중에는 상가사람 얼굴을 익히고 거래처를 틔기 위해 남의 사무실에 들어와 책상을 닦고 전화를 받아주던 김 사장의 10년 전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도 있을지도 모르는 일. 김 사장은 물품을 주문받고 거래처를 만들기 위해 남의 사무실 시집살이는 물론이고, 전국 곳곳을 거리를 마다 않고 누비고 다녔다.

아침에 서울에서 눈을 떠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4개 지역을 넘나들었다. 1년에 9만km, 하루에 250km를 달렸으니 웬만한 택시기사보다 운전량이 많았다. 거기다 창업 전 일하던 회사에서 그의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해준 상사와 차량기사들도 하나 둘씩 일을 맡겼다. 힘든 와중에도 영어과외를 받아 나가, 몇 년 후 외국에서 찾아오는 고객들 주문도 받게 됐다.

“여자라서 사업 못 하겠다는 거래처들도 있었어요. 그래서 가격경쟁력을 위해 지방으로 파고들었죠. 한 번은 광양에서 거래처와 점심 약속이 있었는데 과속을 하다 고속도로에서 그만 전복사고가 났어요. 그래도 그땐 약속 장소로 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했어요.”

이렇게 연결을 맺은 거래처가 90여 군데 된다. 또한 김 사장은 한번 맺은 거래선은 놓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금도 “거래처와의 약속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킨다”고 얘기하는 그. 그는 또 “97년 IMF 때 1억 원의 부도를 맞았지만 거래처에서 오히려 1억 5천짜리 선어음을 줬다”고 말할 정도로 거래처와의 신의가 두텁다.

앞으로 김 사장은 자신의 이름으로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해외시장을 누비고 싶다고 뜻을 밝혔다. 이른바 빽이 중요하다는 지금 시장에서도 김 사장은 “중요한 것은 능력과 노력”이라며 '기본경영'을 강조한다.

감현주 기자so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