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대신 인구가족부·세대평등부? “‘성평등’ 원칙 담아라”
여가부 대신 인구가족부·세대평등부? “‘성평등’ 원칙 담아라”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2.03.29 01:13
  • 수정 2022-03-29 0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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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변호사회 긴급 토론회 개최
정치권과 여성계, 언론계 인사 처음 한자리에
박선영 “젠더환경 반영해 세대평등부로 개편”
이수정 “평등에만 집중? 인구·자살 문제 심각”
조진경 “여가부 필요, 혁신위 구성해 논의해야”

 

28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새 정부의 여성아동정책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한국여성변호사회는 3월 28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새 정부의 여성아동정책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이행의 윤곽이 구체화되면서 시민사회의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열린 한국여성변호사회 긴급 토론회에서는 달라진 젠더 환경을 반영한 부처 개편과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일방적인 공약 이행을 넘어 민관 거버넌스를 통한 공약 점검을 시작하자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김학자)는 28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새 정부의 여성아동정책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윤 당선자가 여가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정치권과 여성계, 언론계 인사가 한자리에 모여 관련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28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새 정부의 여성아동정책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하고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성가족부를 ‘세대평등부’로 명칭을 바꾸고 개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2030 청년세대의 생애 설계와 정책 욕구,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경제화, 팬데믹 등으로 인한 변화된 성평등 정책 환경 속에서 정책 방향을 재정립하고 그에 부합하는 조직으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수형 기자

이 자리에서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선인이 국민과의 약속이라 공약을 지키고 싶은 것은 알지만 국정과제를 도출하는 과정에서는 공약을 정책적 관점에서 다시 봐야 하고 수정이 필요하다면 수정하는 것이 국정 운영자의 책임 있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여가부를 ‘세대평등부’로 명칭을 바꾸고 개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2030 청년세대의 생애 설계와 정책 욕구,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경제화, 팬데믹 등으로 변화된 성평등 정책 환경 속에서 정책 방향을 재정립하고 그에 부합하는 조직으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세대별·젠더별로 변화하고 분화된 정책 욕구에 대응하고 세대와 평등, 세대평등을 아우르는 것을 통해 성평등 정책의 체감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과 저소득 한부모, 학교 밖 청소년 등 기존 여가부 정책대상에 아동과 청소년 등 정책대상을 넓혀 부처를 재편하는 방안”이라며 “청년정책을 독립부처 내에 편재해 안정성을 기하고, 청년정책을 성인지적으로 수행해 저출산·성평등 정책과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28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새 정부의 여성아동정책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남녀 갈등보다 출산율, 자살 등 더 중요한 사회적 문제들은 간과되고 전부 여성과 남성, 이대남과 이대녀 대결구도로 함몰되고 있다”고 했다. ⓒ홍수형 기자

반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평등'의 문제로 국민의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인구정책을 총괄할 부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현재 인수위도 여가부의 기능을 다른 부처에 분산시키는 방안과 함께 기존 기능과 역할을 통합·흡수할 부처를 신설하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인구 문제를 다룰 부처로 ‘인구가족부’ 또는 ‘가족복지부’ 등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남녀 갈등보다 출산율, 자살 등 더 중요한 사회적 문제들은 간과되고 전부 여성과 남성, 이대남과 이대녀 대결구도로 함몰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젠더 문제인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감소의 문제는 10년 안에 우리나라 경제에 아주 심각한 타격을 유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처가 신설된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전반적인 삶의 질과 행복지수 향상을 위한 부처가 되는 것이 옳지, 단순히 평등의 문제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가부 폐지 공약은 여가부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여가부 관련 쟁점 사항은 지자체장들의 성폭력 비위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결국 피해자 보호, 피해자 대변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며 “여가부 산하 단체의 문제도 있다. 피해자 조력이라는 순수한 목적을 달성하는 수많은 단체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지 않은 단체를 제어할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컨대, 정의기억연대는 피해자에게 직접 지원해야 하는 예산을 상당 부분 유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28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교육문화관에서 한국여성변호사회가 '새 정부의 여성아동정책의 발전적 방향 모색을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하고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가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성평등 전담부처이 필요성을 강조하며 현행 여가부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평등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민·관·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한시적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홍수형 기자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성평등 전담부처로서 여가부의 역할이 강화돼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2004년 성매매방지법 제정이나 2020년 아청법 개정, 디지털 성범죄 법률 제정 등은 여가부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며 “여가부는 수많은 성평등 관련 법률 제정과 성평등을 위한 제도 및 지원 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모두를 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더욱 중요한 이슈들을 다룰 부처로서 성차별 극복과 성평등 실현을 위한 정부 내 전담부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조 대표는 현행 여가부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평등을 제대로 실현시킬 수 있도록 민·관·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한시적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새 정부의 문제의식을 포함해 성평등 전담부처의 혁신안을 마련하고 반영하는 방식으로 조직의 문제점을 극복해 성평등 전담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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