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없는 7호선 남구로역
종로3가·청담역 등 20곳도 엘리베이터 동선 끊겨
서울시, 2025년까지 모든 역 ‘1동선 엘리베이터’ 설치
신설동역 등 3곳은 사유지 문제로 공사 차질

ⓒ이은정 디자이너
ⓒ이은정 디자이너

“2025년까지 서울 모든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습니다.” 서울시가 2월 발표한 ‘1역 1동선’ 확보 계획의 핵심이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등 교통약자가 타인의 도움 없이 엘리베이터 등을 타고 지상부터 승강장까지 이동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지하철은 일주일에 5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시민의 발’이다. 모든 시민이 지하철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게 서울시의 당연한 책무다.

그게 불가능한 역이 2022년 3월 현재 21곳이나 된다. 7호선 남구로역에는 엘리베이터가 하나도 없다. 나머지 20곳에선 지상부터 승강장까지 엘리베이터만 타고 이동할 수 없다. 휠체어 이용자는? 직원을 불러 계단 옆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해야 한다. 불편한 데다가 사건 사고가 잦다. 장애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죽음의 리프트’라고 불릴 정도다.

서울시는 개선을 약속했다. 28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1개 역사 중 5개 역(청량리·용답·교대·명동·마천)은 연내 공사가 끝난다. 10곳(강동·종로3가·새절·상월곡·봉화산·구산·수락산·청담·남구로·광명사거리)은 설계를 마치고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준비 중이다. 3곳(상일동·고속터미널·복정)도 조만간 설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까치산역, 대흥역, 신설동역은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까치산역과 대흥역은 사유지 저촉 문제로 설치 공간 확보가 쉽지 않다. 공사는 엘리베이터 규격 축소와 보·차도 경계 조정 등의 대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설동역은 공사 중 사유지 임시점용 반대에 부닥쳤다. 공사는 신호기계실 재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지하철 ‘1역사 1동선’은 서울시가 7년 전 약속했던 목표다. 이번엔 약속을 지켜달라고, 단호한 정책 의지를 보여달라고 시민들은 요구했다. 교통약자도 활보할 수 있는 지하철, 언제쯤 가능해질까.

서울시는 시내버스도 2025년까지 모두 휠체어·유아차가 쉽게 탈 수 있는 저상버스로 바꾼다. 2020년 초 기준 50%인 저상버스 도입률을 올해 74.8%까지 높이고, 저상 마을버스도 올해 71대에 이어 2025년까지 73개 노선 235대로 늘린다.

장애인 콜택시는 대기시간을 현재 32분에서 25분 수준으로 단축하겠다고 했다. 운전원을 100명 추가 투입해 가동률을 72%에서 82%까지 높일 방침이다. 차량도 늘린다. 법정 대수 기준 충족률을 15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휠체어 앞바퀴가 승강장과 열차 사이 틈에 끼어 사람이 다치는 일도 잦다. 승강장 발빠짐 사고는 서울에서만 2017년 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340건 발생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구체적인 방지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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