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정치, 맛있는 정치, 멋있는 정치

국가 위기가 정치혐오증 치료의 절박함 깨우쳐

자발적 투표운동으로 이어지는 성숙한 유권자의식 기대

“정치인의 손에만 정치 맡겨둘 수 없다” 새로운 시민사회 도래 예고

정치가 재미있어졌다. 지난 대선 이후 탄핵정국, 그리고 4·15총선 돌입의 현재에 이르기까지.

특히 탄핵정국 이후 네티즌들과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마음에 안 드는 기존 정치판을 시민의 힘으로 바꿔보자는, 또 바꿀 수 있다는 의지와 자신감이 넘쳐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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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인터넷 사이트에서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는 정치 풍자물과 패러디는 선거법 논란을 일으키면서도 부동의 위치를 확보해가고 있다. 때론 쓰디쓴 역실과 반전이 현실 그 자체보다 더 진실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사람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통쾌해 한다.

사실, 이번 4·15 총선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정치권에 대한 환멸감과 불신이 높다. 그러나 너무나 재미있게도 정치혐오증이란 우리 사회 중증은 오히려 치유되고 있는 느낌이다. '정치 폐인'이란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가장 긍정적 효과는 두 말 할 것도 없이 특정 캠페인의 도움 없이도 자발적 투표운동으로 이어지는 유권자운동의 성숙이다. 시민의 인내력을 시험했던 구태정치는 아이러니하게도 신세대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당기는 기폭제가 됐고, 곧이어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탄핵정국을 규탄하는 광화문에서 시청 앞에 이르는 촛불집회 참가자들◀

현실 정치권에서도, 시민들의 정치의식 성숙은 '정신적 여당'을 영등포 시장 한복판 공판장으로 당사를 옮기게 몰아갔고, '거대 야당'을 번듯한 당사를 포기하고 한강변 고수지 천막촌으로 내몰았다. 그러니, 정치가 더욱더 재미있어질 수밖에.

이제, 남은 과제는 이 재미있어진 정치를 우리 살과 피가 되는, 고단백 영양가의 맛있는 생활정치로, 그리고 자긍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멋있는 정치로 만들어 가는 일이다. 이를 정치인들 손에만 맡겨둘 수 없음은 이미 자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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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여성대회에 참가한 여성들이 '맑은 정치'를 염원하며 즐거워하는 모습.

<사진·민원기 기자>▶

본지는 이에 4·15 총선을 앞두고 여성 유권자들의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고민을 담아 특집기획을 마련했다. 대중문화 코드를 통한 정치 읽기부터 여성 참정권사, 여성 정치운동사, 여성 유권자의식, 올바른 투표 수칙 등에 이르기까지 '여성의 눈'으로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재밌는 정치, 맛있는 정치, 멋있는 정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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