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건강이 나라 건강”

190만 여성회원 이끌며 여성가치 되새겨

'노블리스 오블리제'로 어려움 솔선수범

“건강은 자기를 지키는 겁니다. 자기를 지켜야 가족을 지킬 수 있고 그게 곧 나라를 지키는 것이죠.”

이수성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68). 그가 '여성들의 건강이 나라의 건강'이라는 신념으로 5월 2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여성마라톤 대회에 '헬스 보이'로 참가한다. 평소 책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건강보다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먼저 생각한다는 이 회장. 그의 신조에는 철저한 자기 관리와 경영 마인드가 바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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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성의 건강은 몇 해 전 부인이 고혈압과 간염에 걸리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가끔 부인과 함께 남산을 산보하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한다는 그는 “여성들, 대단히 존중해 줘야 한다”는 말로 당시의 심경을 전한다.

<사진·민원기 기자>▶

그가 여성의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 회장은 여성회원만 190만 명에 달하는 새마을운동중앙회를 1년 동안 이끌면서 여성들의 힘이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는가 가까이 지켜보아 왔다. 새마을운동중앙회에는 소위 '새마을 가족 제도'라는 것이 있어 여성들이 소외된 계층의 노인들을 찾아 이발을 해드리고 식사를 함께 하는 등 돌봄 노동을 수행한다.

여성의 활동이 새마을운동의 저력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닌 것이다. 물론 여성들의 가사노동 부담을 사회적으로 연장하는 측면도 있다. 그는 과거 새마을운동 하면 떠올랐던 '관변''동원'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듯 “여성들에게 참 고맙다. 본래 여성이 행복하고 어린이가 행복해야 좋은 나라 아니겠는가” 하고 역설하며 이 말에 공감을 표한다.

“새마을 가족들이 매년 자기가 일군 논밭에 직접 배추, 무, 마늘을 키워 김치를 만들어 소년소녀 가장, 고아원, 양로원 등에 나누어줍니다. 김치 한 포기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도 그 안에 담긴 사랑, 정을 생각해 보면 대단한 일이죠.”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어떻게 보면 구시대 정신일 수도 있는 '새마을'이 이 회장에게는 새 정신의 가능성으로 읽힌다. 최근 거리에서 벌어지는 촛불문화제 등의 행사를 새 정신의 발로로 본다는 그의 견해에서다. “정치에 식상하고 정치인을 경멸하는 이기적인 개인주의가 조금은 극복됐고 국민들이 나라를 생각하는 정신이 되살아나는 표상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그는 말한다.

또한 새마을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것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 남다른 그의 가치관과도 관련이 깊다.

“나는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사람한테 해를 입히지 않고 사람을 사랑하면서 사는 인생, 그런 점에선 절대 부끄럽지 않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에게는 한때 '서민 총리'라는 별칭이 있었다. 그의 '서민정신' 때문이다.

“소위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전폭적으로 도와주고 전쟁이 나면 귀족이 제일 먼저 가서 죽지 않습니까. 근데 우리나라는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없어요. 자기 혼자 잘나면 특권계층을 형성해서 삽니다. 그런 귀족사회가 똘똘 뭉쳐 아주 수구적이 됐어요. 그렇게 되면 계층갈등이 생기고 나라 망하는 거죠.”

이 회장은 “어느 한 편에 서는 사상적인 편향성은 경계해야 한다. 똑같이 협력해서 나가야지 특권의식을 가지거나 어느 한 편만에 서선 절대 안 된다”며 한국 사회의 원로로서 힘이 실린 한마디를 건넨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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