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여성후보에 자매애 보여주자

친여성·반여성후보 가려내야 자원봉사·투표 참여 캠페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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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는 지난 30∼40년 사이에 괄목할 만한 발전을 경험한 나라로 손꼽힌다. 제3세계 국가 중에서 경제성장과 민주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희귀한 사례로 칭송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유난히도 후진적인 분야가 있다면 정치일 것이고, 그 중에서도 여성의 정치적 진출은 더욱 부끄러운 수준이다.

전체 국회의원 중 여성 비율은 5.9%에 불과해서 2003년 유엔개발계획이 발표한 인간개발지수에 따르자면 한국은 여성권한척도가 70개국 중 63위를 차지했다. 이에 지난 10여 년 사이에 여성운동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그 성과는 미미했다.

그사이 호주제 폐지, 성매매방지법의 제정, 영유아보육법 개정, 여성노동관련법 개정 등의 활동을 통해 여성단체들은 여성정책의 법제화과정에서 여성 국회의원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했음을 인식했으나, 실제로 여성 의원이 부족해 입법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관을 겪었다. 결국 여성운동은 양성평등의 실현이나 맑은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17대 국회에서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여성의 정치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존의 정치문화가 개혁되는 것이 선결과제였다. 이를 위해서는 학맥, 인맥 그리고 금권선거로 얽힌 기존의 선거판을 바꿔야 했다. 이에 여성들은 '정치개혁시민연대'와 '정치개혁범국민협의회'에 참여해, 여성의 정치적 진출을 높일 수 있는 조항을 포함한 정치관계법 개정에 앞장섰다. 이 과정에서 여성활동가들이 고생한 사연은 일일이 다 열거할 수가 없다.

정치관계법은 국회에서 거의 3달 이상을 끌었고,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정치관계법 소위원회의 방청이나 시위, 농성 등을 통해, 네 정당에 압박을 가했다. 그 결과 여성은 비례직 50%를 여성에게 배정하는 조항을 명문화할 수 있었고, 아울러 거의 30석으로 축소될 뻔한 비례직을 56석까지 늘리는 개가를 거두었다.

여성운동은 또한 250여 개 단체가 참여한 '총선여성연대'와 개인 단위로 구성된 '맑은 정치여성네트워크'를 통해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했다. 전자는 주로 정치관계법 제정이나 유권자운동에 집중한다면, 후자는 '여성 100인 국회보내기 운동'을 통해 신인 여성후보를 발굴해 각 정당에 추천하고 이들의 진출을 독려하는 활동을 전개했다.

또한 이들과 함께 한국여성재단은 '맑은정치여성기금'을 만들고, 여성의 정치세력화를 위한 재정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성정치지망생들이 겪는 가장 큰 고통이 재정문제임을 감안한다면, 이런 경제적 지원은 여성의 정치 진출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기금갹출은 여성유권자에게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양면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제 남은 총선 기간 동안 여성들은 51명의 지역구 여성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적극적인 유권자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먼저 '총선여성연대'는 유권자에게 정확한 정보제공 운동을 전개하여, 친여성후보와 반여성후보 명단을 발표해야 한다.

아울러 각 당의 공약자료집이나 총선관련 홍보용 책자 발간을 통해서 혹은 여성후보 출마지역구의 정책비교표 작성을 통해서 여성유권자들이 각 정당이나 후보들의 정책을 정확히 비교한 후에, 후보나 정당을 선택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한 배지나 슬로건 개발, 혹은 유권자 수칙을 만드는 것과 더불어 '여성이 선거에 꼭 참여하자'거나 '여성후보는 여성이 찍자'는 캠페인을 전개해야 한다. 각 단체의 사정이 허락하는 곳에서는 여성유권자를 위한 정치교육을 제공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여성유권자운동은 여성후보를 위한 자원봉사다. 그간 문제시돼 온 거액의 선거비용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선거운동원 인건비다. 이런 사정을 감안한다면, 여성들이 직접 자원봉사로 나서서 여성후보를 돕는 것이 최상의 해결방식이다. 이를 통해 여성의 자매애를 보여주자. 여성의 진출과 더불어 맑은 정치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꿈을 현실로 만들자!

여성이여, 단결합시다.

●맑은정치 희망지기 2004인이 되는 방법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희망지기가 될 수 있다.

참여방법은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 홈페이지(www.cleanfund.org)를 통해 서나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에 정치개혁의 염원이 담긴 소정의 기부금을 기부하는 것이다.

입금계좌 국민은행 079801-04-005547, 예금주 (재)한국여성재단

담당 기획홍보팀 장미정, 신희정 문의 02-595-6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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