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성 정치세력화
한국의 여성 정치세력화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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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희망의 역사
1대부터 16대 국회…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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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비리, 뿌리 깊은 정경유착, 탄핵정국 등으로 부패정치 해소에 대한 열망이 더 없이 높은 가운데,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 대안 세력으로 '여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17대 총선은 비례대표 50%, 지역구 30% 여성할당 등에 힘입어 16대에 비해 여성들이 국회에 2배 이상 진출할 것으로 예상돼 '여성의 정치세력화'에서도 의미가 크다.



역대 총선에서 가장 많은 51명의 여성후보가 지역구에 출사표를 냈다. 또한 추미애, 박근혜 등 주요정당을 이끄는 대표가 여성이란 점 역시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라는 측면에서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 여성들은 정치 첫걸음부터 지난한 과정을 겪으며 오늘을 일구어왔다. 여성정치사와 성과, 과제를 일별한다.



■ 1948년, 여성참정권의 시작

우리나라에서 여성참정권이 인정된 것은 1948년. 여성은 1948년 제헌헌법에 의해 남성들과 똑같이 선거권, 피선거권을 부여받았으나 정치권에 참여한 숫자는 극소수였다.

박순천(독립촉성애국부인회), 황애덕(여성단체총연맹), 황현숙(대한여자국민당), 박옥신(대한부인회), 최금봉(애국부인동지회) 등 19명이 1대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했지만 아무도 당선되지 않았다. 이후 재선거와 보궐선거에 황애덕, 황현숙, 임영신(대한여자국민당) 후보가 출마해 임영신 후보가 제헌국회의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첫 여성국회의원이 탄생했다.



임씨는 1923년 미국 유학 중 관동 대지진 때 일본인이 한인들을 대량학살한 현장 사진과 사망자 명단을 입수해 국제 여론의 주목을 끌었다. 1945년 대한여자국민당을 창당해 당수가 됐으며 1948년 상공부장관에 발탁돼 첫 여성장관을 기록했다. 1949년 안동 보궐선거에서 제헌 국회의원에 당선, 1950년 제2대 국회의원에 재선되는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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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부터 2·4·5·6·7대 국회의원에 당선, 한국 여성정치인의 역할모델이 됐던 박순천 여사. 민주당 총재, 민중당 최고위원, 신민당 고문 등 야당 지도자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자료·국회>






■ 비례대표 30% 여성할당으로 물꼬 튼 16대 국회

지난 15대까지 국회의원의 여성비율은 평균 3% 정도. 이들 여성은 남자에 가까운 여자, 또는 드센 여자로 불리던 여성들로, 이 가운데 김옥선 의원은 국회에서 아예 남장을 하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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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자료 1995-2002 >




여성 국회의원의 숫자는 2대 2명, 3대 1명, 4대 3명, 5대 1명, 6대 2명, 7대 3명, 8대 5명 등 5명을 채 넘지 못하다가 9대 국회(1973년) 들면서 11명으로 큰 폭으로 늘어나는 전기를 맞는다. 이는 유신헌법에 따라 '유정회'(대통령의 추천으로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선출된 전국구 국회의원들이 구성한 원내 교섭단체·유신정우회의 줄임말)가 창설됐기 때문이다. 임기 3년으로, 3년마다 1번씩 개편을 거듭,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의 사망으로 존재가 상실됐다. 사실상 독재정권의 안정의석 수단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만 나름대로 여성할당이라고 평가하는 이도 있다.



그러다 2000년 16대 총선에 들면서 여성국회의원 수가 두 배 늘어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맞는다. 국회의원 273명 중 16명이 당선돼 여성국회의원 비율이 15대 국회 3.0%에서 16대 5.9%로 늘어났다. 이런 배경에는 각 정당의 '비례대표 30% 할당'이 크게 작용했다. 이후 '비례대표 후보 여성공천할당 30%'가 정당법에 명문화됐고, 2002년 3월 제3차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의회 비례대표에 여성공천할당 50%(2인 중 1인을 여성으로 함)'와 '지역구 대표 여성공천할당 30%제'를 정당법 31조에 '노력사항'으로 명문화했다.



■ 17대 이후 과제 = 여성 정치참여 제도 혁신으로 생활정치

17대 국회에서 여성 국회의원이 전체 의석의 10%를 깰지 관심이 집중된다. 정당법 개정안으로 각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 중 50% 이상을 여성으로 공천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신설, 전체의석수가 299명(비례대표 56명)일 경우 28명 정도의 여성 비례대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여성 의석 수는 16대에 비해 확실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문제는 지역구에서 여성이 얼마만큼 의석 수를 차지하느냐다. 또한 국회 의석의 10분의 1을 차지한다 해도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대변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현재(2002년 16대 총선 결과) 여성정치인 수는 국회의원 5.9%, 광역단체장 0%, 기초단체장 2.2%, 광역의원 9.2%, 기초의원 2.2%로 세계평균 14.8%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여성의 정치세력화로 참여율을 높이고 여성의 대표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성할당제를 고착화시키고 무산된 여성광역선거구제처럼 여성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를 고안해내야 한다. 단순히 남성 중심의 패러다임에 참여하거나 이에 접근할 통로를 찾는다면 임기응변적이고 소극적인 방식밖에 될 수 없다.



여성의 정치참여로 삶의 질을 높인 유럽 등 선진국 대부분이 할당제(영국 40%, 독일 50%, 프랑스 50%, 스웨덴 40%)를 정당법이나 선거제도를 통해 보장한다. 여성 정치참여를 위한 제도의 고착화가 '생활정치'를 가능케 하는 열쇠다.



감현주 기자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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