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담재, 8월 25일까지
류준화 작가 ‘33인 여성독립운동가에게 바치다’ 전
기생부터 간호사까지 다양한 여성 독립운동가들 기려

서울여담재는 오는 8월 25일까지 류준화 작가의 작품을 모은 ‘33인 여성독립운동가에게 바치다’ 전시회를 연다. 3.1 운동에 참여하거나 기여했던 여성들에게 바치는 전시다.

‘33인 여성독립운동가에게 바치다’전시회 포스터 ⓒ여담재
‘33인 여성독립운동가에게 바치다’전시회 포스터 ⓒ여담재

일제강점기 당시 여성들은 폭탄을 던지고, 거리에서 만세를 외치고, 손가락을 잘라 혈서를 쓰며 처절하게 싸웠다. 그러나 국가와 역사는 그들보다 남성에게 더 주목하며 그들의 업적과 얼굴을 지웠다.

류 작가는 이 사실에 의문을 느끼고 3.1 운동에 참여했던 여성들을 찾아 그 초상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시장에 가면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 유관순은 물론 한국 최초의 여성 화가였던 나혜석, 기생이었다가 독립운동가가 된 정칠성, 간호사 노순경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작가는 독립운동가들을 기리기 위해 자신만의 제사상을 구성했다. ⓒ여담재 제공
작가는 독립운동가들을 기리기 위해 자신만의 제사상을 구성했다. ⓒ여담재 제공

작가는 그들을 기리기 위한 제사상도 함께 그렸다. 고기, 생선, 과일, 국, 밥 등이 올라간 유교적 제사상이 아니다. 작가의 제사상 위에는 그림 속 여성들이 좋아했거나 그들에게 깊은 의미가 있는 계란과 참외, 커피, 와인, 실타래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그간 ‘여성의 몫’으로 여겨진 기존 제사상을 거부하며 그들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기리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를 찾아볼 수 있다.

류 작가는 경북대 미술학과, 홍익대 대학원 서양학과를 졸업했다. 여성의 몸, 여성 신화, 여성의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을 그리는 등 여성주의를 기반으로 한 작품 세계를 펼쳐왔다. 이번 전시회는 그 작품 세계의 연장선에 있다. 문의 02-6956-1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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