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부터 3년간 방영된 '순풍산부인과'에서 미달이 친구가 포켓몬 스티커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 SBS 유튜브 캡처
1998년부터 3년간 방영된 '순풍산부인과'에서 미달이 친구가 포켓몬 스티커를 자랑하고 있다. 사진= SBS 유튜브 캡처

#직장인 차미소씨(32)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포켓몬빵을 찾아 헤맸다. 차씨는 “어릴 적 포켓몬 빵을 자주 사먹고 스티커를 모았다”며 “성인이 돼서도 포켓몬스터를 좋아해서 이번 재출시 소식을 듣고 판매처를 찾아봤다”고 밝혔다. 그는 출퇴근길에 편의점 총 11곳을 들려 포켓몬빵을 구매했다. 차씨는 “발견하자마자 행복했다. 노력을 해서 구매했기 때문에 뿌듯하기도 했다”며 “품귀현상이 주는 효과가 어마어마한 것 같다”고 구매 소감을 전했다.

#대학원생 주연재씨(29)는 “처음에는 살 생각이 없었는데 편의점에 갔는데 우연히 포켓몬빵 3개가 있었다”며 “요즘 대란이라는 생각에 전부 샀다. 1500원짜리 빵이지만 사람들이 ‘어디서 구했냐’, ‘어떤 띠부띠부씰이 나왔냐’고 관심을 보이는 것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빵 맛은 평범하다. 어릴 적 먹던 맛 그대로”라며 “또 발견하면 SNS에 인증샷을 업로드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1990년대 인기를 끈 포켓몬빵이 16년 만에 재출시하자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판매를 시작한 뒤 편의점 빵 매출 1위를 찍고 출시 일주일 만에 150만개가 팔렸다. 지난 14일 SPC삼립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포켓몬빵 출시 2주 만에 350만개 팔렸다고 밝혔다. 포켓몬빵의 종류는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 △피카피카 촉촉치즈케익 △파이리의 화르륵 핫소스팡 △디그다의 딸기 카스타드빵 △꼬부기의 달콤파삭 꼬부기빵 △푸린의 폭신폭신 딸기크림빵 등 7가지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포켓몬빵. ⓒ여성신문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포켓몬빵. ⓒ여성신문

포켓몬빵이 화제인 이유는 151종의 포켓몬스터 캐릭터 스티커에 있다. 띠었다(떼었다)가 붙였다가 다시 띠었다가 붙일 수 있는 스티커인 ‘띠부띠부씰’(띠부씰)이 들어있는데 성인들의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로 작용하는 것이다. 1998년 첫 출시 당시에는 여러 캐릭터의 띠부씰을 모으려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16년이 지난 현재 성인이 된 그들이 옛 추억을 떠올리며 수집을 위해 대량 구매를 하고 있다.

최근 포켓몬빵을 판매하는 편의점 앞에는 명품 브랜드 매장에서나 볼 수 있는 오픈런 현상도 생겼다. 포켓몬빵이 점포에 입고되는 시간에 맞춰 줄을 서서 구매하는 것이다. 품절된 편의점에는 ‘나의 이름은 오박사 포켓몬빵은 품절됐단다!’, ‘포켓몬 빵을 찾아 여기까지 왔구나! 자 그럼 다음 편의점으로 당장 이동하렴. 다 팔렸단다’ 등의 재치 있는 안내문을 붙여놔 구매를 하지 못해도 웃음을 자아낸다.

포켓몬빵 품절 공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포켓몬빵 품절 공지.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 종로구 평창동 한 편의점에 붙은 품절 공지 ⓒ여성신문
서울 종로구 평창동 한 편의점에 붙은 품절 공지 ⓒ여성신문

중고마켓에는 포켓몬빵의 띠부씰을 판매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포켓몬 스티커의 희귀한 정도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데 일반적으로 2,000원~4,000원 사이다. 가장 희귀한 띠부씰인 ‘뮤’와 ‘뮤츠’는 5만원까지 올라간다. 기자가 뽑은 꼬부기 띠부씰은 5,000원~6,000원에 팔리고 있다.

아이돌 그룹 BTS의 RM도 인스타그램에 포켓몬빵 사진을 올리고 “제발 더 팔아주세요”라는 글을 올려 포켓몬빵의 인기를 증명했다. 이에 따라 SPC삼립의 주가도 강세다. 15일 SPC삼립은 오전 9시 23분 기준 전날보다 100원(0.11%) 오른 9만320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주가는 9만8100원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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