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연 “‘여가부 폐지’ 공약 폐기하고
퇴행 막으려 결집한 2030 여성 민심 새겨야”

민주노총 “노동혐오·반노동 정책 그만
현장 목소리 반영한 정책 제시해야”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2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24만7077표 앞서 역대 가장 적은 표 차이로 승리했다.

진보 성향 여성·시민단체들은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제 탄력 적용 등 윤 당선인이 선거 기간 보여준 퇴행적 젠더·노동 관점과 정책 공약을 전면 폐기 또는 수정하라고 주문했다. 또 갈라질 대로 갈라진 나라를 통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이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논평을 발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단체연합이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논평을 발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연 “‘여가부 폐지’ 공약 폐기하고 2030 여성 민심 새겨야”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논평을 발표하고 “윤석열 당선인과 국민의힘은 높은 정권 교체 여론에도 불구하고 1%도 안 되는 아주 근소한 표차로 제20대 대통령을 선출한 민심의 의미를 잘 헤아리길 바란다”며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제3지대를 선택하며 새로운 정치에의 열망과 의지를 보여줬던 2030 여성시민들이 성평등 정책의 후퇴를 막기 위해 선거 막판 강력하게 결집한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한국이 최근 발표된 ‘유리천장 지수’ 등 국제 성평등 지표에서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현실을 지적하며, “구조적 차별을 인식하고 적극적 해결에 힘써야 할 책임이 윤 당선인에게 주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공약이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무고조항 신설’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반드시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구조적 차별에 대한 몰이해에서 기인할 뿐 아니라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강화하고 용인하는 위험한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은 “성별임금격차를 줄이고 돌봄 중심 사회로의 대전환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도 강조했다.

여연은 “윤 당선인에게 여성과 소수자의 삶과 현실에 주목하고 시대적 소명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 성평등 추진체계를 마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여성가족부 기능 강화 ▲모든 부처에 성평등정책 담당부서 설치 ▲성평등 정책 컨트롤 타워인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이 10일 발표한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문. ⓒ민주노총 웹사이트 캡처
민주노총이 10일 발표한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입장문. ⓒ민주노총 웹사이트 캡처

민주노총 “노동혐오·반노동 정책은 그만...현장 목소리 반영한 정책 내놔야”

민주노총도 이날 논평을 내고 “‘정권교체’는 이루었으니 이제 ‘국민통합’의 의지와 실천이 남았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당선인이 선거 기간 내내 말과 언행에서 드러낸 혐오와 갈등의 표현이고 이의 조장”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 당선인의 ‘주 120시간 노동’, ‘손발 노동은 아프리카나 하는 것’ ‘강성노조’ 등 발언을 지적하며 “선거 기간 당선인의 입에서 터져 나온 노동에 대한 무지와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에 기초한 ‘막말, 아무 말 대잔치’는 당장 오늘부터 노동자, 민중의 삶이 더욱 고되고 팍팍해질 것이 예견돼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노동자의 입장에선 탄소중립, 기후위기의 현실화. 플랫폼 노동의 성장과 4차 산업혁명의 도래 등 맞닥뜨린 현실에 대한 퇴행적 공약으로 인해 미래를 위한 준비와 대응에 안개가 낀 현실도 부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윤 당선인은 이제 구체적인 노동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자본과 수구 언론에 둘러싸여 내놓는 반노동 정책이 아니라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해 제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당선인은 이번 선거의 결과가 지난 촛불항쟁을 통해 많은 기대를 안고 출발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에 기인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민심은 언제든 민의를 저버린 지배세력을 그 권좌에서 끌어내릴 수 있고 한국의 현대사는 이를 실천하고 증명했음을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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