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 칼럼] 새 대통령은 성평등 국가의 비전을 세우라
[김효선 칼럼] 새 대통령은 성평등 국가의 비전을 세우라
  • 김효선 발행인
  • 승인 2022.03.10 14:17
  • 수정 2022-03-10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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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혼탁했던 20대 대통령 선거는 여성의 관점에서 볼 때 큰 상처를 남겼다.

첫째, 네거티브 정치이슈로 도배되면서 여성 어젠더는 실종됐다. 그 결과로 대통령 선거 때마다 당대의 시대정신을 응집시킨 여성정책 현안이 도출돼 새 정부의 인수위로 이어졌던 역사가 단절됐다. 진보와 보수 여성단체가 연대한 여성정책 토론회도 맥이 끊겼다. 

둘째, 대선 후보들의 페미니즘 지우기로 역대급 퇴행현상이 있었다. ‘모욕을 주고받은 오징어 게임’이라는 외신의 평가에 여성들은 더욱 공감했다. 이번 대선을 달군 여가부와 페미니즘에 대한 불쾌한 논쟁을 역사는 기억할 것이다. 뜬금없이 쏟아지는 반페미니즘 폭탄에 당황하던 여성운동계는 간신히 페미니스트 유권자 캠페인으로 대응했다. 선거 하루 전인 3.8 세계여성의 날에는 여성들의 응어리진 분노가 쏟아졌다.

세 번째, 편가르기가 20대 청년세대를 왜곡시켰다. 서울 시장 보선 이후 등장한 ‘이대남’ 선거전략은 공동체를 갈기갈기 찢어 놓으며 진영적 갈등을 심화 시켰다. 네 번째 이번 대선은 후보자의 비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네거티브 경쟁 속에서 일관된 정책 비전은 상실됐다. 그 과제는 이제 선거 후 새 정부의 과제로 넘어가게 됐다.

새 정부의 비전에 ‘성평등’ 담겨야

이제 선거의 시간은 끝났다. 악몽 같았던 비방과 모욕 대립도 선거전에 국한돼 마감되기를 바란다. 득표를 위해 내팽개쳤던 고귀한 가치들을 추스리고 가다듬을 시간이다. 새정부는 해야 할 일이 태산 같이 많고 변화는 불가피하다.

20대 대통령 당선자는 우선 새 정부의 비전을 다듬어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네거티브 선거전의 여파로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 비전 부재였다. 새 정부의 인수위는 국가의 발전 방향과 철학을 다듬기 위해 낙선 진영의 정책까지 포함해 다양한 과제를 검토해 다음 단계의 비전을 발표해야 한다.

그 비전 속에서 최우선 순위로 성평등 국가의 비전이 제시돼야 한다. 성평등 비전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의 미래’를 위한 민주주의의 척도이고 시대정신의 응축이다. 성평등 국가 비전 속에서 ‘모두를 위한 존엄’이 지켜지고 인권감수성이 성장할 수 있다. 선거운동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리셋’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대정신으로서의 성평등 국가를 구상해야 한다.

통합과 포용으로 원점에서 시작

여가부 논쟁이 대표적이다. 여가부는 성평등 국가 실현의 방법론임을 분명히 하라. 폐지니 존속이니 하는 낭비적 논쟁은 멈추고, 성평등의 본질에 충실하고 심화시킬 수 있는 그릇에 대한 논의를 준비해야 한다. 선거 하루 전 3.8 세계여성의 날 쏟아진 다양한 여성 이슈들이 있다. 유리천장, 성별임금, 채용구조, 젠더 폭력 등 세계적으로 문제 제기가 된 이슈들을 세부정책 과제로 포함해야 한다.

새 정부의 대통령은 철저하게 통합과 포용정책을 써야 한다. 선거전의 모든 부정적인 언사들 역시 ‘리셋’.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기 바란다. 승자의 통큰 포용과 양보가 국민에게는 가장 큰 선물이다. 갈라치기, 편가르기, 혐오, 패거리....정치문화의 수준을 떨어뜨렸던 모든 분열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 후안무치와 내로남불 보다는 자신의 약점을 돌아볼 줄아는 성찰의 정치를 시작해주기 바란다.

새 대통령은 이 땅에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우크라이나의 공습을 바라보면서 세계유일의 분단국인 우리나라는 더 할 나위 없이 불안하다. 미사일을 수시로 쏘아 올리는 북한을 무조건 적대적으로 몰아붙여서도 안 되고, 말썽꾸러기 정도로 가볍게 넘겨서도 안된다. 엄중하고 지혜롭게 외교전을 펼치며 민생안전을 지키는 리더십을 기대한다.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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