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 돼야 평화 뿌리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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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여성부 대외협력국 사무관▶

제48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가 3월 1일부터 12일까지 뉴욕 유엔본부에서 45개 회원국 및 옵서버, 국제기구 및 NGO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됐다. 특히, 이번 회의는 우리나라 강경화 주 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이 의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했다. 강 의장은 합의결론, 진정서 처리 등을 둘러싼 회원국간 이견을 적극적으로 중재하는 등 회의를 원만히 운영해 각국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우리 여성의 국제무대 진출과 관련해서도 매우 고무적인 일로 평가된다.

여남 파트너십이 절실하다

우리나라 지은희 여성부 장관도 15명의 정부대표단과 함께 회의에 참석했다. 지 장관은 3월 3일 수석대표 자격으로 실시한 기조연설에서 우리 정부의 여성정책 성과와 추진방향을 국제사회에 설명했다. 또한 40여개국 대표가 참석한 고위급 원탁회의에서 북경행동강령 채택이후 성인지 통계자료와 지표를 개발 부분에서 우리나라가 이룩한 성과를 소개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제48차 회의의 주제인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남성과 남아의 역할'과 '분쟁예방, 관리, 해결 및 분쟁 종결 후 평화정착에서 동등한 여성참여'와 관련해 여성이 완전한 인간적 권리를 향유하게 될 때 양성평등과 지속가능한 개발 및 평화가 이룩될 수 있다는데 합의했다. 이를 위해 여성문제를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녀모두에게 해당되는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남녀간의 파트너십 형성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유엔 내 성주류화 등 채택

여성지위위원회는 2주간에 걸친 회의에서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주제에 관한 패널과 일반토의에서 도출한 합의결론과 유엔시스템 내 성주류화, 여성과 여아 그리고 HIV/AIDS, 전시 여성과 아동인질의 석방, 아프가니스탄 여성과 여아의 상황에 관한 결의안을 전원합의로 채택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여성 지원에 관한 결의안은 미국의 반대로 투표에 부쳤으며 우리를 포함한 39개국의 찬성으로 결국 채택됐다.

제48차 여성지위위원회에서는 특히, 합의결론을 둘러싼 문안협상과정에서 논란이 컸다. 미국과 교황청, 그리고 대부분의 회교권 국가들은 여성의 임신·출산 보건과 관련해 낙태와 연결될 수 있는 여하한 요소에도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여성이 자기 몸에 관해 최종적 권리를 행사한다는 성적 권리(sexual rights)가 명시된 북경선언 및 북경행동강령(1995년)과 제23차 여성특별총회의 결과문서 일부를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여 이를 둘러싸고 EU, JUSCANZ(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우리나라 등 기타 선진국), Rio Group(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 남미국가들)과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였다. 향후에도 여성의 임신·출산 보건과 동성가족과 관련한 가족의 형태 등이 계속 쟁점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낙태 반대·여성의 성적 권리 이견

또한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선택의정서와 관련, 여성인권 침해 당사국으로 지명된 일부 개도국들이 심한 거부감을 보이며 여성지위위원회가 접수한 진정서와 유엔인권위에 접수된 여성인권 침해에 관한 진정서를 통합 심의하는 절차(1503절차)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를 보였다. 이러한 움직임도 “진정서 심의는 여성인권 보호에 관해 여성지위위원회가 보유한 중요한 절차”라는 우리를 비롯한 선진국들의 입장과 충돌을 빚었다.

또한 이번 여성지위위원회에서는 제4차 북경세계여성회의 10주년이 되는 2005년 제49차 여성지위위원회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여성지위위원회에서는 내년 대회 기간 중 고위급 대표들이 참석하는 유엔총회를 이틀간 개최할 것을 결정했다. 또한 정치선언 등 결과문서의 발표 여부에 대해서도 추후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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