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돌봄사회와공동행동,
8일 세계 여성의 날 맞아 기자회견
젠더화된 가사‧돌봄 노동 현실 비판
가사‧돌봄 노동 공적체계 구축 요구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가사돌봄사회와공동행동(이하 가사공)이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사돌봄사회와공동행동 활동가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홍수형 기자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가사돌봄사회와공동행동(이하 가사공)이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사돌봄사회와공동행동 활동가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모두를 위한 공적 가사 돌봄 노동체계 구축하라!” “모든 가사 돌봄 노동자에게 노동법 전면 적용하라!”

가사‧돌봄 노동 공적체계 구축을 요구하고 젠더화된 가사‧돌봄 노동의 현실을 꼬집는 목소리가 서울시청 앞에 울려 퍼졌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가사돌봄사회와공동행동(이하 가사공)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사‧돌봄 노동 수요 폭증..."노동자 아닌 플랫폼만 이윤 챙겨"


가사공은 코로나19 속 가사‧돌봄 노동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으나 처우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수 가사공 활동가는 “대선 시기 많은 돌봄 공약들이 쏟아져 나왔다”면서도 “이 공약들이 과연 우리의 삶을 보장해줄지 의아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사회서비스공단을 통한 돌봄 공공성 강화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가사서비스 부문 역시 플랫폼 시장을 통해 비공식 부문의 가사노동자들을 공식화하면서 빠르게 시장으로 편입해가고 있다.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가사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일부 대형 플랫폼 업체들만이 막대한 이윤을 얻고 있다”면서 시장화되는 가사‧돌봄 노동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가사돌봄사회와공동행동(이하 가사공)이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가사돌봄사회와공동행동(이하 가사공)이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여성 노동이라고 무시‧차별...제도부터 바꿔야"


김정남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장애인활동지원사는 “돌봄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설립돼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서조차 우리 돌봄 노동자들은 ‘여성지배 직종’이라는 이유로 차별적인 처우를 감당해야 한다”며 “이제는 돌봄 노동에 대한 정당한 보수와 처우를 우리 사회가 지급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 역시 “가사노동은 필수 노동임에도 여성들이 왜 가치 절하를 당해야 하는가”, “가사노동 문제를 여성과 여성의 갈등으로만 다룬다”고 문제의식을 드러내면서 “일하는 모든 돌봄 노동자에게 돌봄 기본법을, 소득에 상관없이 필요한 모든 국민에게 생애주기 돌봄을, 돌봄국가책임제를”이라며 제도의 변화를 촉구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가사돌봄사회와공동행동(이하 가사공)이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가사돌봄사회와공동행동(이하 가사공)이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가사공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가사‧돌봄 노동자들의 익명 사연을 받아 대독하기도 했다.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에서 한 달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회사에 이미 복귀해 사회적 돌봄 시스템이 필요한데 가족 외엔 돌봄을 요청할 곳이 없다’는 내용, ‘아팠지만 자취하는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없었다’는 내용, ‘복직하기 위해 학업을 시작했으나 네 아이의 엄마로서 가사노동과 학업을 병행하려니 힘들다’는 내용 등이 소개됐다.

“가사‧돌봄, 국가가 책임져라"


인권네트워크 바람의 안나 활동가는 자신을 ‘K-장녀’라고 소개하면서 “엄마가 백신 접종 후 미열과 두통 증상이 있었을 때, 엄마의 가사노동이 제 책임이 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가사돌봄이 개인과 가족의 책임으로 전가돼 있는 사회에서 특히 비혼 여성이 갖게 되는 책임은 더욱 크다”, “비혼 여성은 가족 돌봄에 동원되는 가장 취약하고 불평등한 위치의 사람”이며 “가사‧돌봄의 국가책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른몸들의 조한진희 활동가 역시 “한국 남성의 가사노동 비율은 OECD국가 중 꼴찌에 속한다”, “워킹맘들은 과로사하고 있다”며 젠더화된 가사‧돌봄 노동 현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동시에 “이런 현실은 돌봄의 공공성이나 돌봄 노동자 지위를 바꾼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돌봄의 성별성이 해체돼야, 성별과 상관없이 평등하게 일상을 누리고 평등하게 아프고 평등하게 늙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가사공은 마지막으로 “모든 가사‧돌봄 노동자들에게 노동법을 전면 적용하고, 가사‧돌봄 기관인 정부‧지자체가 노동자를 직접 고용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여성에게 전담된 가사‧돌봄을 이제 모두를 위한 모두의 노동으로 바꿔나갈 것이다”라며 회견문을 낭독하고 여성에게 주어진 역할을 정부와 지자체에 넘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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