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석유저장소 두 곳에 공습 화재
인도적통로 개방 또 무산...러시아, 8일 개방
러시아·우크라이나 3차 협상 "일부 진전"
유엔 "민간인 사망자 400명 넘어"

[메디카=AP/뉴시스] 5일(현지시각) 폴란드 메디카 국경 건널목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난민 여성들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메디카=AP/뉴시스] 5일(현지시각) 폴란드 메디카 국경 건널목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난민 여성들이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2일째를 맞아 러시아군은 주요 도시에 대한 포위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키이우와 마리우폴 등에 대한 '인도적통로' 개방은 또 무산됐다.

B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8명이 숨졌다.

BBC는 러시아가 인도적 통로를 약속했던 지역에서 포위공격이 계속되면서 민간인들이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이우와 마리우폴, 수미, 하르키우에서 안전한 대피로를 만들자는 러시아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공격은 계속되고 있디. 

러시아군은 원전에 이어 이번에는 석유 저장소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특별통신국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이날 오후 8시20분께 자국 체르니아히우와 지토미르 지역 석유 저장소가 공습을 당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습으로 인한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화재가 발생해 당국이 진압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당국에 따르면 지토미르의 경우 1만㎥ 용량의 석유탱크 두 곳에 화재가 났다. 이 부지에는 석유탱크 9개가 모여 있다고 한다. 체르니아히우의 경우 2000㎥ 규모 석유탱크 두 곳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곳에는 17개 석유탱크가 모여 있으며, 인근 500~600m 거리에 주거용 건물이 있다고 특별통신국은 전했다.

◆ 러시아 "인도적통로 예정대로 개방"

러시아가 현지시각으로 8일 오전 10시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인도주의적 통로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현지시간으로 10시부터 우크라이나에 인도주의적 통로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외국인을 포함한 일반 민간인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우크라이나 측의 무책임한 태도에도 우리는 민간인을 철수하기 위해 인도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의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에서 현재까지 성인 17만3773명과 어린이 4만4187명을 대피시켰다"면서 "이들은 현재 임시 숙박 시설, 호텔, 요양원, 게스트하우스에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루한스크에서 대피한 이들에게 따뜻한 식사가 제공되고 있으며 아이들은 학교와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임시 고용 문제는 즉시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러시아·우크라이나 3차 협상 끝나...일부 진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의 3차 협상이 3시간여 만에 끝났다. 인도주의 통로와 관련해 일부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4차 협상도 곧 열릴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하일로 포돌랴크 보좌관은 7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 측과의 3차 협상이 종료됐다"며 이른바 '인도적인 통로' 상황 개선과 관련해 약간의 긍정적인 의견접근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휴전과 안전 보장 등에 관해서는 여전히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이날 벨라루스 브레스트에서 열린 양측 간 협상은 세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리아노보스티는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인용, 중대한 결과는 도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8일과 이달 3일, 그리고 이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지난 2차 협상에서는 인도주의 통로와 관련해 합의를 이뤘으나,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러시아가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3차 협상을 앞두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군사 행동 중지 ▲헌법 개정을 통한 우크라이나의 중립 명문화 ▲크름반도(크림반도) 러시아 귀속 인정 ▲루한스크·도네츠크 독립 인정 등을 자국 군사 작전 중단 조건으로 제시했다.

◆ 유엔 "민간인 사망자 어린이 27명 포함 406명"

유엔 인권사무소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숨진 민간인 수가 4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인권사무소는 개전 일인 지난달 24일 오전 4시부터 이날 0시까지 민간인 사망자는 406명, 부상자는 801명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어린이 사망자는 27명 이다.

인권사무소는 최근 교전이 치열해진 지역에서 사상자 보고가 지연되고 있다며 실제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의료 시설에 대한 공격이 16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WHO는 트위터에서 "이번 공격은 2월 24일부터 3월 3일 사이에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최소 9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우크라이나를 떠난 피란민이 지난 6일 현재 173만5천여 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들 중 100만 명 이상이 폴란드로 피란 간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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