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예프 곳곳 방어벽 강력 저항
미 국방부 "러시아군 키예프 25km에서 정체"

[키예프=AP/뉴시스] 우크라이나 키예프 인근 부차 마을 주민들이 도로를 막은 러시아군 차량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키예프=AP/뉴시스] 우크라이나 키예프 인근 부차 마을 주민들이 도로를 막은 러시아군 차량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8일째인 3일(현지시각)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을 점령한데 이어 마리우폴을 포위한채 공격을 벌이고 있다.

키예프 곳곳에는 비전투요원들까지 나서 검문소와 바리케이드 등을 설치해 강력 저항하고 있다.

러시아 신문 '노바야 가제타'는 우크라이나 측 발표 등을 인용해 "동북쪽 체르니히우주와 수도 키예프, 동부 하리코프, 마리우폴 등에서 러시아군의 진군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남부 항구도시 헤르손을 사실상 점령한데 이어 마리우폴을 포위하는 등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인구 30만명의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병합한 크림반도와 가까운 흑해 연안 도시로 전략적 요충지로 분류된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에 포위돼 외부로부터의 물자 공급이 차단된 것은 물론 전기와 수도, 난방까지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은 포위한 마리우폴 주민들의 탈출을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만들었고, 도시 주변에선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노바야 가제타는 전했다.

안톤 헤라시첸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이날 오후 키예프 북동쪽의 교통 요충지 체르니히우에 대한 러시아군 포격으로 33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도 군과 비전투요원까지 동원돼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영국 BBC는 키예프 숲에서 시내 중심가까지 곳곳에 비전투요원(아마추어)들이 검문소를 설치하고 바리케이드 방어벽을 구축했다고 보도했다.

고슴도치라고 불리는 뾰족한 금속 탱크 덫이 곳곳에 생겨났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키예프에 대한 공격을 집중하고 있으나 침공 8일째인 이날까지 시내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수도 키이우 주변에서 여전히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키예프 서쪽뿐 아니라 서남부와 남부 방향에서도 포위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예프 공략을 위해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 중이던 러시아군은 탱크와 장갑차, 지원 차량 등이 무려 64㎞에 이르는 행렬을 이룬 채 키예프 도심에 27㎞ 떨어진 지점에서 멈춰 서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 대표단은 이날 폴란드 국경에 인접한 벨라루스 남서부 브레스트주의 벨라베슈 숲에서 만나 2차 평화협상을 벌였다.

양국은 협상에서 교전 지역에 남은 민간인들의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회랑을 만들고, 회랑 구역에선 일시적으로 전투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양측 대표단이 전했다.

양국은 또 분쟁의 정치적 해결 가능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3차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미국 국방당국자는 이번 전쟁을 위해 집결한 병력의 90%가 투입됐다고 분석했다.

로이터·CNN에 따르면 미 고위 국방당국자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황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브리핑에 따르면 8일째가 되도록 아직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또 수도 키예프로 향하던 64km 호송대도 여전히 키예프서 25km 떨어진 지점에 정체 중이다.

이 당국자는 "우크라이나는 직접 러시아 호송대를 공격해 정체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미국으로선 이 주장을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간 러시아의 미사일 480여발이 우크라이나 목표물을 향해 발사된 것으로 미 군사정보당국은 관측했다.

발사된 미사일은 대부분 우크라이나 내에서 이동식시스템을 통해 발사됐고, 열병합 무기(열압력탄) 존재나 사용 여부는 확인할 수 없는 상태라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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