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 7431명 이재명 지지선언
'캐스팅 보트'로 떠오른 여성 표심 잡아라
여성으로서 이재명 지지 이유 밝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유세에서 박지현 중앙선대위 디지털성범죄 근절특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유세에서 박지현 중앙선대위 디지털성범죄 근절특별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3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터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유세에서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선언이 이어졌다.

이날 유세는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한 사회로’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재명으로 마음 돌린 2030 여성 7431명의 지지선언’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떠오른 2030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확인했다.

최근 이재명 후보를 공개지지 선언한 변영주 영화 감독은 영상 축사를 남겼다. 그는 “혐오를 지지하지 말아달라”며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20대, 30대 여러분을 지지한다”라고 지지자들을 독려했다.

지지선언 참여자 두 명의 발언도 이어졌다. 성북구에 사는 30대 여성 박동염씨는 “혐오팔이로 표장사를 하는 시국을 보고 있노라면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며 “국민의 말을 듣고 수용할 줄 아는 정치인을 원하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지지선언에 나선 재일교포 4세 서빛나씨는 “저는 일본에서는 한국인으로, 한국에서는 재일교포로 자라왔다. 어느 나라에서나 저는 소수자였고 소수자가 아닌 사람들은 자신들의 특권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여성문제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아닌 사람은 여성들이 경험하는 편견과 차별을 인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서로 노력하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혐오와 편 가르기를 하는 사회를 원하지 않기에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여성 유세에서 '기적'이라는 꽃말을 가진 파란 장미를 들고 지지자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여성 유세에서 '기적'이라는 꽃말을 가진 파란 장미를 들고 지지자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추적단 불꽃' 활동가로 디지털 성착취 문제를 공론화 한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이 자리에서 두 명의 지지선언을 대독했다.

자신을 성폭력 피해 생존자라고 밝힌 한 지지자는 “여성가족부의 지원 덕분에 재판에서 승소하고 의료 지원을 받아 정상적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여가부가 사라지면 피해자들이 더 이상 피해 지원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 두렵다”고 전했다. 또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은 지금도 무고죄로 역고소를 당할까봐 피해 사실을 알리기 어려워하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여가부 폐지와 무고죄 강화 공약을 비판했다.

박 부위원장은 ‘언니가 여가부에서 지원하는 미혼모 시설에서 지내고 있는데 여가부가 없어지면 언니는 어디로 가야 하느냐, 제발 살려달라'는 한 지지자의 선언문을 대독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번 선거처럼 여성 혐오가 전면으로 드러난 선거는 없었다”며 “2030 여성들은 자신을 유권자 취급하지 않는 행태에 분노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혐오를 지지하지 맙시다’, ‘대한민국에서 함께 삽시다’, ‘대선의 판도는 여성이 바꿉니다’ 등 구호를 외치며 환호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이 지지선언을 대독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총괄상황실장은 “오늘 새벽 정치 야합 소식이 들려왔지만 이재명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사전투표에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사회적 기업 '운동친구' 양윤영 대표는 “최근 여성들이 운동을 하려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하다”라며 “(여성들은) 폭력의 피해자가 될까 봐 늘 두려워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후보는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이 통감하는 안전문제에 공감하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구조적 차별이 없다고 말하는 후보가 아니라 스토킹, 데이트 폭력 근절 공약, 1인 가구 안전문제 해결 약속 등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하는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해달라”라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지선언을 마무리하며 “민주당에 들어온 지 한달이 지났지만 어제 처음 마스크를 벗었다”며 “그간 얼굴을 가린 이유는 가해자들의 가해 협박 때문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트위터에 이 내용을 업로드했더니 이재명 후보께서 ‘어떻게 두렵지 않을 수 있겠냐,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하셨겠느냐. 백 마디 말보다 확실한 행동으로 그 용기에 화답하겠다’고 답변해주셔서 안도가 됐다. 이렇게 소통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더 이상 혐오와 갈등, 그리고 공포로 얼룩진 현 정치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라고 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