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이란?” 마지막 TV 토론서 불붙은 젠더 논쟁
“페미니즘이란?” 마지막 TV 토론서 불붙은 젠더 논쟁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2.03.02 23:03
  • 수정 2022-03-02 2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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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주관 3차 법정 TV토론회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들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공동취재사진)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들이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당 안철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공동취재사진)

3월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 마지막 TV토론에서 젠더 논쟁이 불붙었다. 주요 4개 정당 대선 후보들은 페미니즘의 개념부터 구조적 성차별 문제, 성인지 예산,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까지 대선 정국에서 불거진 젠더 이슈를 두고 격돌했다.

윤석열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

먼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화두를 던졌다. 이 후보는 2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3차 법정 TV토론회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페미니즘의 개념을 묻는 질문을 던졌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윤 후보는) 저출생 원인을 얘기하다가 페미니즘 때문에 남녀 교제가 잘 안 된다, 그래서 영향을 미친다는 말씀을 했는데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이 뭐고, 그 생각을 여전히 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해 8월 2일 국민의힘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초청 강연에서 저출생 원인을 언급하며 “페미니즘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되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고, 사회적으로 봤을 때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이 너무 안 된다. 출산 장려금을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이라고 하는 것은 휴머니즘의 하나로서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것을 저는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페미니즘은 여성의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불평등과 차별을 시정해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고 정리하며 “그것(페미니즘) 때문에 남녀가 (교제를) 못 하고 저출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윤 후보의 발언을 비판했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3차 법정 TV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을 두고 공방을 펼쳤다. 사진=MBC 캡쳐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3차 법정 TV토론회에서 페미니즘을 두고 공방을 펼쳤다. 사진=MBC 캡쳐

이재명·심상정, “성인지 예산 30조” 윤석열 발언 비판

윤 후보의 ‘성인지 예산’ 발언을 둘러싼 이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비판도 뜨거웠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27일 경북 포항 유세 현장에서 ‘성인지 예산 30조원의 일부만 떼어내도 북핵 위협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성인지 예산은 별도 책정된 예산 항목이 아닌데도 윤 후보가 성인지 예산을 잘못 이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먼저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성인지 예산이 30조원인데 이거 일부만 떼면 북핵개발 북한핵위협으로 막을 수 있는 무기를 살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면서 “성인지 예산이 구체적으로 뭐라고 생각을 하시는지 어떤 것을 삭감해서 국방비에 쓸 수 있는지 말씀해달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성인지 예산이라고 하는 것은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예산 중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차원으로 만들어 놓은 그런 예산”이라며 “성과지표를 좀 과장하고 확대할 수 있어 지출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예산들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서 조금만 지출구조조정을 해도 북핵으로부터의 대공방어망을 구축하는 데 쓸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이 후보는 “전혀 포인트가 안 맞는 말씀”이라며 “성인지 예산이라는 것은 여성을 위한 예산으로 특별히 있는 것이 아니고 범죄 피해자 지원 사업, 한부모 지원 사업도 다 포함한 것”이라면서 “나라살림, 행정에 대해 모르고 마구 말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심 후보 역시 “성인지 예산은 제가 법안을 만들어 통과된 것”이라면서 “아직도 (윤 후보가) 성인지 예산제를 모르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거 삭감해 국방비로 쓴다는 것이 황당했다”면서 “여성정책을 곁에서 코멘트 해주는 사람이 이준석 대표 말고는 없나”라고 꼬집었다.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구조적 성차별 문제는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지난 1월 언론 인터뷰에서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이 후보는 “저는 우리 사회에 구조적인 성차별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면서 “(성별)임금격차가 크고 승진이 어렵고 유리천장이라고 하는 것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가장 나쁜 지표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윤 후보를 향해 “이 구조적인 성평등, 불평등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고 폄훼하면 안 된다”며 “구조적 불평등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여전히 구조적 성평등은 없고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구조적 성차별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중요한 건 여성과 남성을 집합적으로 나눠서 양성평등이란 개념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여성이든 남성이든 범죄 피해를 당하거나 공정하지 못한 처우를 받았을 때 집합적인 양성 문제로 접근하는 건 맞지 않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성차별 문제는 우리가 겪고 있는 현실”이라며 “그걸 페미니즘이라고 부르든 뭐라고 부르든 간에 그런 노력은 존중 돼야 하고 현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이재명 향해 “여성 인권 짓밟으며 페미니즘 운운”

윤 후보도 이 후보의 ‘스토킹 살인 사건 변론’을 두고 맹공을 퍼부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조카가 여자친구 어머니를 서른일곱 번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을 맡아서 데이트 폭력, 심신미약이라고 하고, 딸이 보는 앞에서 엄마를 회칼로 난자에서 살해한 흉악범을 심신미약 심신상실이라고 변호했다”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여성 인권을 무참히 짓밟으면서 페미니즘 운운을 하고 이런 분이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되면 과연 젊은이들이 이 아이를 낳고 싶은 그런 나라가 되겠나”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뭐 범죄인을 변호하는 일이어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해도 제 부족함이었다”라며 “피해자 여러분께는 사죄의 말씀을 다시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페미니즘과 이건 상관이 없다”면서 “변호사의 윤리적 직업과 사회적 책임이 충돌하는 문제니까 분리해서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박원순·안희정·오거돈 권력형 성범죄 첫 사과

이 후보는 이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르고 당 역시 ‘피해 호소인’이라는 이름으로 2차 가해에 참여한 분들이 있다”며 “결국 그 책임을 다 끝까지 지지도 않고 (재보궐 선거에서)공천까지 했던 점들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상처를 입고 또 질타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여성정책에 대해 질의를, 토론을 할 것이기 때문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시작하겠다”며 “국민들의 회초리의 무서움을 알고 이런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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