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 3·1절 맞아 포상
포상자 219명 중 여성 23명
일신여학교 만세 시위 이끈
마가렛 데이비스 교장 포함

안미생(위) 선생이 시아버지인 김구 선생과 사진을 찍는 모습. 국가보훈처 제공
안미생(위) 선생이 시아버지인 김구 선생과 사진을 찍는 모습. 국가보훈처 제공

국가보훈처는 제103주년 3·1절을 맞아 중경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서로 활약한 안미생 선생 등 219명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에 포상되는 독립유공자는 건국훈장 84명(애국장 20명, 애족장 64명), 건국포장 30명, 대통령표창 105명이다. 포상자 중 생존 애국지사는 없다. 여성은 23명이다.

1940년대 중국 중경에서 한국독립당 당원,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서로 활동한 안미생 선생에게 건국포장이 추서된다. 안 선생은 안중근 선생의 동생인 안정근 선생(1987년 독립장)의 딸이자 임시정부 주석 김구 선생(1962년 대한민국장)의 맏며느리다. 그는 외국어에 능통하고 국제 정세에 밝아 중경 임시정부의 비서로 일했다. 

1945년 11월 3일 한국독립당 간부 및 당원들이 중국 중경을 떠나기에 앞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앞에서 사진을 촬영했다. 동그라미 부분이 안미생 선생이다.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1945년 11월 3일 한국독립당 간부 및 당원들이 중국 중경을 떠나기에 앞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앞에서 사진을 촬영했다. 동그라미 부분이 안미생 선생이다. 사진=국가보훈처 제공

광복 직후 1945년 11월 임시정부 요인들이 비행기를 타고 귀국할 때 안 선생은 중간 경유지인 상해 공항에서 밝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사진 촬영에 임했다.

안 선생 부친인 안정근 선생은 물론 오빠 안원생 선생(1990년 애족장), 남편 김인 선생(1990년 애족장)이 이미 독립유공자로 서훈됐다. 

안 선생은 1960년대 미국 이주 후 행적이 알려지지 않았다. 선생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 채 살다 2008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일신여학교 만세운동에 참여하고 학생들을 인솔한 호주 선교사 벨라 멘지스, 마가렛 데이비드, 데이지 호킹.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부산 일신여학교 만세운동에 참여하고 학생들을 인솔한 호주 선교사 벨라 멘지스, 마가렛 데이비드, 데이지 호킹.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부산 일신여학교 교장으로 동교 학생들의 만세시위를 이끈 호주인 마가렛 샌더먼 데이비스 선생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된다.

선생은 1919년 3월 11일 부산 일신여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 동교생들의 만세시위를 이끌고, 이후 시위 참가 학생들을 보호하다 체포되어 보안법 위반으로 불기소됐다. 선생은 일본이 세계를 대상으로 전쟁에 광분하던 시기인 1940년 3월 호주 장로회의 신사참배 반대 결정을 엄중히 받아들여 이로 인해 일신여학교가 폐교됐고 선생은 호주로 귀국했다. 

일신여학교 만세시위는 부산·경남 3.1운동의 효시로 일컬어진다. 보훈처는 “외국인이 시위 계획·실행과 사후 수습을 주도했다는 점은 놀라운 사실로, 경찰에 체포되어 보안법 위반으로 장시간 조사를 받은 것은 조선총독부가 당시 상황을 얼마나 위중하게 인식했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데이비스 선생을 포함해 당시 학생감독(기숙사 사감) 이사벨라 벨레 멘지스 선생, 선교사 데이지 호킹 선생 등 호주 여성 3명이 일신여학교 만세시위를 이끈 공로로 독립유공자에 서훈되고, 같은 시위에 참여한 일신여학교 학생 12명도 서훈된다.

건국훈장, 포장과 대통령 표창은 제103주년 3·1절 중앙기념식장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기념식장에서 후손에게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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