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對 민노 양강구도로 가야”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최근 발간한 <한국은 시민혁명중> 책에서 17대 총선을 예측하면서 탄핵정국과 관련된 시민들의 움직임을 예견,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민감한 정치사안을 눈치보지 않고 소신 껏 말해온 여성정치학자로 유명하다. 지난 16일 책과 관련해 '참언론을 지지하는 모임'발대식에서 만난 조 교수는 예의 거침없는 어조로 또 한번 정국을 비판, 예견했다.
조 교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을 견제하기 위해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한 것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역풍을 맞고 시민혁명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정치학자임에도 탄핵안이 가결되는 '몰상식'한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럼에도 탄핵안 가결은 제가 예상하고 있던 한국사회의 흐름을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의식화 시키는데 일조를 한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한나라당, 민주당 지도부를 사랑해요.”
조 교수는 “현 탄핵정국은 대통령의 공백을 쿠데타로 메꾼 '의회독재시대'”라고 규정하며 “핵심은 불안하냐, 아니냐가 아니라 민주사회에서 뭐가 옳고 그르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는 학자로 꼽히는 조 교수의 탄핵정국 돌파 묘수는 무엇일까.
그는 “한나라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은 빨리 우경화가 돼서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으로 자리매김 해 대안 야당으로 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이 억울한 것을 다 이해한다”면서 “노 대통령은 총선 후 입당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노 대통령은 자신이 소수자라는 것을 알고 '약한 자'로서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소수자답게 국민의 힘을 빌어 자신의 힘을 찾는 것이 시대적 흐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헌법재판소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혼란을 야기하지 않고 정국을 안정시키는 방법은 두 야당이 총선전에 탄핵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권한이 빨리 복권되는게 중요하지만 헌재 판결이 총선 전에 나오면 두 야당이 어떤 식으로든 판을 깨려는 '깽판정치'를 시도할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봤을 때 헌재 결정은 총선 후에 내려질 것으로 보이는데 가장 바람직한 구도는 국회가 그 전에 탄핵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신아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