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 집회
현장에서 만난 참여자들 이야기
"내가 지금 거리로 나온 이유는?"

90여개 여성단체 연대체인 '2022 페미니스트 주권자행동'은 12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차별과 혐오, 증오선동의 정치를 부수자'를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으나 여성가족부 폐지, 성폭력 무고죄 강화 등의 공약이 쏟아지고, 정작 '젠더 이슈'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는 현 상황을 규탄하고 페미니즘 정치를 요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집회 참가자들에게 참가 이유와 대선 후보들에 바라는 점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이한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이한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이한(30·성평등 활동가)

사회에는 페미니즘을 의도적으로 혐오적 단어로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페미니즘은 성평등을 위한 모두의 언어가 돼야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박지영씨. ⓒ여성신문
박지영씨. ⓒ여성신문

-박지영 (33·회사원)

낙태죄가 폐지됐지만 국가 차원의 구체적 임신중단권 정책이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산유도제 도입도 되지 않았고 임신중지 수술비용도 천차만별이에요. 여성들이 좋지 않은 환경에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수술받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임신중단권이 제대로 보장됐으면 해요.

 

채윤진씨. ⓒ여성신문
채윤진씨. ⓒ여성신문

-채윤진(38·직장인)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채용성차별을 겪고 입사한다고 하더라도 성별 임금격차가 분명합니다. 직장 내 성희롱 사건도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대선후보는 '더 이상 성차별은 없다'고 말합니다. 여성들의 기본적 권리인 노동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일자리 시장의 구조적 성차별을 바라볼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합니다. 

 

채윤진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채윤지씨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채윤지(30·취업준비생) 

대선이 눈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성에 대한 정책은 미흡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존재하고 계속 (성차별을) 부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무기력해지지 말자는 의미에서 대표적 슬로건을 피켓에 적었습니다.

 

첫봄씨. ⓒ여성신문
첫봄씨. ⓒ여성신문

-첫봄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거나 무고죄를 강화한다거나 하는 백래시적 제도가 있더라도 여성들의 인식은 다시 그 이전으론 돌아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김유미씨. ⓒ여성신문
김유미씨. ⓒ여성신문

-김유미 (25·학생)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거대 양당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쓸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차별금지법은 내가 나여도 안전할 수 있는 법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남지씨와 동료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남지씨와 동료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여성신문

-남지(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활동가)

대선 의제엔 이주 여성 의제가 없다. 이주 여성 지원 현장에서 일하는 입장으로서 이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젠더 이슈를 그저 사소한 갈등으로 치부하는 현 상황에서 이를 알리기 위해 현장에 나왔습니다.

 

김민서씨. ⓒ여성신문
김민서씨. ⓒ여성신문

 

-김민서(활동가)

청소년 단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선거권 연령 하향으로 청소년의 정치 의사결정 참여가 더 용이해졌지만 갈 길은 멉니다. 여성청소년의 삶이 보다 더 나아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잔잔씨. ⓒ여성신문
잔잔씨. ⓒ여성신문

-잔잔(41·교사)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과거에 비해 성차별이 심해졌다고 느낍다. 학생들이 더이상 이런 세상을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자리에 나왔습니다. 모두가 평등한 세상이 학생들에게도 왔으면 합니다.

 

익명.
익명.

-익명(31세·직장인)

이 문구는 미국 흑인 여성 정치인이 한 말입니다. 당시 (흑인 여성 정치인이라는 신분 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말할 자리가 없다면 접이식 의자라도 갖고 가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자는 뜻인데, 사회가 아무리 우리를 배제해도 우리는 접이식 의자를 챙겨와서라도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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