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양궁 3관왕’ 안산 선수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대상’
최초 하계올림픽 3관왕 위업
올해 목표는 국가대표 선발

 

안산 양궁 국가대표 선수 ⓒ홍수형 기자
안산 선수 ⓒ홍수형 기자

올림픽 양궁 사상 첫 3관왕이자 한국 하계올림픽 최초의 3관왕, 2021년 세계 랭킹 1위까지 오른 안산(광주여대·21) 선수. 지난 1월 27일에는 제8회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 ‘대상’을 수상했다. 2013년 기보배, 2016년 장혜진 선수에 이어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에서 양궁 선수로서는 3번째 대상이다. 양궁 선수로서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기록을 써내며 ‘양궁 황제’라는 수식어까지 따라 붙지만 그에게서 들뜨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시상식 직전 만난 안 선수는 2021년 한 해를 “운이 많이 도와준 한 해” “자세가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평했다. 질문에 대답하는 말투는 차분했고 시간을 두고 말을 고르는 모습에선 신중한 성격을 엿볼 수 있었다. 운동에 대한 자신감은 여지없이 드러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올림픽 개인전 4강 때 슛오프 순간”을 꼽은 그는 “슛오프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한 발로 승부가 갈리는 슛오프 상황에서 그의 승부욕은 빛을 발했다. ‘강철 심장’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그도 스물 한 살 보통의 대학생이다. “원래 잘 울고 흥도 많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올해 목표는 국가대표에 선발 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거에요.” 매년 국가대표를 새로 뽑는 양궁은 1차 선발전에서 남녀 각각 64명을 선발하고 2차에서 그중 각각 20명을 재차 가린다. 지난해 1차 대회에서 안 선수는 14위로 통과했다. 3월 2차 대회를 통과해 국가대표로 선발되면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그는 다시 출발선에 섰다. 안 선수의 화살은 지금도 내일을 향해 날아간다.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안산 선수가 지난해 7월24일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녀혼성단체전 결승에 참여해 경기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안산 선수가 지난해 7월24일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녀혼성단체전 결승에 참여해 경기를 하고 있다.ⓒ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올림픽 3관왕, 세계랭킹 1위에 이어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을 수상했어요. 원하던 목표를 착착 이루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요.

“작년 한 해 좋은 성적이 나와 많은 상들을 받을 수 있었어요. 받고 싶었던 상을 받아서 만족스럽고 즐거운 것 같습니다.”

-안산 선수에게 2021년은 어떤 한 해였나요.

“운이 많이 도와준 한 해였어요. 가장 마음에 들게 시합을 했고요. 성적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활 쏘는)자세가 가장 만족스러웠어요.”

-스무 살에 양궁 선수로 이룰 수 있는 기록을 모두 세웠는데, 더 나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나요?

“부담감은 딱히 없어요. 메이저 대회 기간이 있다 보니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세워나가고 있고요. 많은 경험을 쌓고 더 많은 시합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선수로서 가장 기억 남는 순간을 꼽자면 아무래도 올림픽때겠죠?

“선수로서 도쿄 올림픽 때가 가장 기억에 남죠. 특히 개인전 4강 때 슛오프를 기다리던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마지막 세트에서 점수를 확인하던 순간이요. 당시 상대 선수가 점수가 저보다 높으면 제가 지는 것이었고, 동점이면 슛오프를 하는 것이었어요. 화살을 확인할 때 점수가 높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어요.”

-슛오프에선 이길 자신이 있었다는 거네요.

“네.”

-최근 오륜기 타투를 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어요.

“올림픽을 기억하고 기념하고 싶어서 오륜기 타투를 했죠.” 

대한민국 양궁 대표팀 안산이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안산 선수가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시합을 즐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었죠. 긴장을 풀기 위한 안산 선수만의 루틴이 있나요.

“생각 정리를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긴장될 때마다 좀 차분해지려고 하는 것 같아요. 혼잣말도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긴장을 풀어요. ‘지려고 시합 나온게 아니니까 편하게 하자’고 되뇌이죠.”

-감정표현에 솔직한 편인가요. 눈물도 잘 흘리고, 흥도 많은 것 같아요.

“운동할 때는 감정기복이 없고 표현도 잘 안하는데, 평소엔 감정표현을 잘하는 편이에요.”

-인스타그램에서 새해 인사를 하며 “궁극의 목표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어요. 안산 선수의 궁극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행복해지는 거요. 제게 행복은 불안한 마음 없이 편안한 상태에요.”

-꿈은 무엇인가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꿈은 없고요. 좋은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잘하는 선수 말고 좋은 선수.”

-잘하는 선수와 좋은 선수는 다른 가요?

“잘하는 건 좋은 기록을 내는 것이고, 좋은 선수는 착한 사람인 것 같아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올해 국가대표에 선발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고 싶어요.”

안산 양궁 국가대표 선수 ⓒ홍수형 기자
안산 선수 ⓒ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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