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제작된 공영방송 프로그램이 여성구직자들에게 수영복을 입혀 영어테스트를 하는 등 '성상품화'논란에 휩싸이면서 “해도 해도 너무 한다”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 저녁 KBS 2TV에서 방영되고 있는 <일요일은 101%>의 '꿈의 피라미드'라는 코너는 방영 초기 학벌과 점수 위주의 기존 채용방식에서 벗어나 취업 희망자 개개인의 능력을 보여준다는 취지에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 2월 15일부터 3월 14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진행된 모항공사 '승무원 채용'편은 채용방식에서 여성 상품화의 논란이 제기됐다. 승무원이 되려는 여성지원자 총 1001명 중 선발된 10명이 최종 각축전을 벌이는 과정이 시청률에 의존한 흥미유발 위주로 제작됐다는 것.

특히 2월 15일 방송분에는 수영복을 입은 여성지원자들이 수영장에서 영어능력을 확인받고 제대로 답을 못하면 물 속으로 떨어지는 '낙화암 잉글리시'가 방영돼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병철씨는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아무리 직업 구하기가 어렵고 청년실업이 심해도 그렇지, KBS가 지원자들을 희화화할 권리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으며, 김경태씨는 “절박한 취업준비생들에게 수영복을 입혀… 영어로 질문해서 대답을 못했을 때 파랗게 질린 참가자의 얼굴을 보고 웃어대는 진행자들의 저속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3월 7일 방송분은 이른바 '심층면접'으로 관문을 통과한 지원자에게 면접관들이 집요하게 질문하는 형식이었다. 이에 대해 면접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재치를 발휘하는 예비승무원을 선발하는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를 두고 “형사가 범인을 취조하는 듯한 태도”라며 “취업자라고 해서 인격까지 무시돼선 안 된다”는 반응을 보냈다. 주희서씨는 “꿈을 펼치기 위해 출연한 사람들이 죄인이냐”며 “사람의 약점을 들춰 웃음을 유발할 순 없다”고 말했다.

감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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