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각의서 승인... 유네스코 사무국에 추천서 제출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진중인 사도광산 ⓒ일본TBS 뉴스 영상 갈무리
일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진중인 사도광산 ⓒ일본TBS 뉴스 영상 갈무리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佐渡)광산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일 오전 각의(국무회의)에서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 방침에 대해 승인을 얻었다.

일본 정부는 2일(한국시각) 새벽까지 유네스코 프랑스 파리 사무국으로 추천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6~7월에는 등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정례 회견에서 "사도 금산(금광)의 높은 가치에도 불구하고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와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평가받도록 한국을 포함한 관계국과 냉정하고 정중하게 논의하겠다"라고 밝혔다.

사도 광산을 에도 시대(1603∼1867년)의 금광이라고 설명한 것은 강제징용 논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도 광산은 금광으로 유명했으나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자 일본 정부는 조선인을 강제로 동원해 구리, 철, 아연 등 전쟁 물자를 주로 채취했다. 

일본은 사도광산 등재를 위한 기간을 에도시대까지로 한정하고 있다. 문화청 담당자는 아사히 신문에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는 어디까지나 에도시대가 대상"이라고 밝혔다.

일제 강점기는 제외해 등재를 추진하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일본 정부는 한국의 반발에 대응에 범정부 TF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TF를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움직임을 강화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측에 일본 입장을 정중히 설명하면서도, TF를 통해 국제사회에 이해를 얻기 위한 전략을 세우며 등재를 위한 준비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태스크포스 수장은 다키자키 시게키(滝崎成樹) 관장 부(副)장관보다. TF는 외무성, 문화청 등 담당자로 구성되며 전문가의 의견도 수용할 예정이다. 역사적인 이해를 얻기 위한 대응에 나선다.

당초 일본 당정 내에서는 한국이 반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신중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NHK는 전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정부가 추천을 보류할 방침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지난달 28일 "산업유산으로서 높은 평가를 가지고 있다"며 니가타(新潟)현 등의 요청대로 추천할 방침을 발표했다.

우리 외교부는 즉각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종문 2차관이 일본의 추진 강행에 대해 "강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사도 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추천하려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는 만큼 유네스코를 무대로 한국과 일본의 역사 논쟁이 격렬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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