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 고문을 맡고 있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뉴시스·여성신문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 고문을 맡고 있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뉴시스·여성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 녹취록 보도로 불거진 ‘2차 가해’ 논란과 관련 선대위 여성본부 고문에서 사임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가 “김건희 씨가 직접 사과할 계기가 있으면 참 좋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19일 JTBC와 인터뷰에서 “녹취록에 일종의 위계나 위력에 의한 성폭력 피해 당사자에 대한 언급이 들어 있어서 그 부분은 사실은 적절해 보이지가 않았었다”고 고문직에서 사임한 이유를 말했다.

이어 “이제서야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 분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 언급을 한 부분이 사실 당사자에겐 고통의 또 다른 반복일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안타까웠고 또 ‘유감을 표명하는 게 맞겠다’ 생각해서 유감 표명과 사과를 하고 싶은 심정이어서 그런 내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김씨 또한 ‘쥴리’ 의혹으로 비난을 받아왔다면서 “결국 성폭력 피해 여성이 당하는 손가락질이나 근거 없이 쥴리설로 비난을 받았던 김건희 씨나 제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 사회가 여성의 어떤 ‘성적 판타지’를 이런 식으로 소비하는, 여성들을 대상화하는 문화 자체를 지적하고 싶어서 유감 표명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BC 측에도 굉장히 큰 책임이 있다. 결국 2차 가해로 피해자를 고통스럽게 느끼게 한 데는 김건희 씨만의 실수가 아니다. 다 알면서도 그와 같은 내용을 보도함으로써 피해자를 다시 불러내는 가해행위를 한 MBC 측에도 과실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건희 씨는 지난 16일 MBC '스트레이트'를 통해 방송된 통화 녹취록에서 "미투도 문재인 정권에서 먼저 터뜨리면서 그걸 잡자고 했잖아. 아니 그걸 뭐하러 잡자 하냐고"라며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구먼 솔직히.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되게 안희정 편이다"라고 언급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피해자인 김지은씨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한다.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됐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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