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 미세먼지 조리흄을 찾아라
급식실 미세먼지 조리흄을 찾아라
  • 임종한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 승인 2022.01.24 09:58
  • 수정 2022-01-25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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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맘코리아 '2022 지구를 위한 콜라보토론회' 발제
24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담배보다 무서운 요리 연기
조리실 공기 관리시설 시급

<에코맘코리아(대표 하지원)가 주최하고 여성신문이 후원하는 ‘2022 지구를 위한 콜라보토론회’가 24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다. 이번 토론회는 여성 폐암의 주요인으로 등장한 요리 연기(초미세먼지)의 문제를 점검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다. 이날 토론회의 발제자로 조리 연기의 심각성에 대해 연구해온 임종한 인하대학교 의대 학장(직업환경의학과)의 글을 게재한다. > 

초등학교 내 급실실에서 교육청, 관내구청담당자들이 학교급식 식중독 예방을 위해 위생상태를 점검하고 있다.free prescription cards sporturfintl.com coupon for cialis ⓒ뉴시스·여성신문
초등학교 내 급실실에서 교육청, 관내구청담당자들이 학교급식 식중독 예방을 위해 위생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조리사 폐 건강 위협하는 학교 급식실

임종한(인하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걸렸다 하면 사망률이 가장 높은 폐암. 흡연이 주 요인인데 최근 비흡연 여성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체 폐암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은 28%로 특이한 점은 그중 87%가 비흡연자라는 것이다.

우리는 황사나 초미세먼지엔 신경 쓰면서 정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우리집 실내 공기엔 무심한 경우가 많다. 알고 보면 주방에서 음식을 가열할 때 나오는 연기에 폐를 위협하는 성분이 잔뜩 들어 있다. 전문가들은 조리 시 흡입하는 연기를 폐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주로 여성들의 공간인 주방이나 급식실이 폐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폐암의 산업재해를 인정 받은 학교 급식실 조리사가 작년에만 14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리 시 나오는 연소 가스들은 기관지에 직접적인 자극을 줘 염증을 일으킨다. 특히 장기간 노출 시 만성기관지염과 만성 폐쇄성 폐 질환, 심지어 폐암과 같은 질환을 발생시키는 위험 요소로 꼽힌다. 튀김요리를 할 땐 2.5um 이하의 분진인 조리흄이라는 유해물질이 발생한다. 2.5um 이하 분진은 머리카락의 40분의 1 정도 작은 입자로 흔히 초미세먼지라고 한다.

이런 초미세먼지들은 호흡기에 들어가 기도의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또 기도의 상피세포와 대식세포 등이 활성산소를 생성하기도 하는데, 활성산소는 세포의 단백질, 지질, 세포막, DNA를 손상시킨다. 국소적인 영향 뿐만 아니라 전신적인 작용을 일으킨다. 이럴 경우 미세먼지에 의한 염증 반응, 천식 증상, 알레르기성 반응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산화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폐질환의 주요 발생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 폐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낮은 농도에서도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미국에서는 초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암 및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어서 보건학적으로 초미세먼지의 영향이 더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렇다면 요리할 때 얼마나 많은 유해 성분들이 나올까? 실험에 의하면 요리 전과 후 대기질을 측정했을 때 일산화질소는 요리 전보다 9배나 증가했다. 부침개 요리 시의 상황을 보면, 반죽을 프라이팬에 올릴 때 초미세먼지 간이 측정기의 계기판 숫자는 22㎍/㎥이었다. 하지만 프라이팬을 달구자 실내 초미세 먼지 농도는 1~2분 만에 500㎍/㎥ 대로 뛰어올랐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151㎍/㎥)' 기준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부침개를 뒤집자 본격적으로 농도가 오르기 시작해 592㎍/㎥까지 올라갔다. 프라이팬에 두 번째 반죽을 올리자, 측정기 수치는 900㎍/㎥이 됐다. 매캐한 공기가 부엌에 가득 찼다. 창문을 열자 2분 만에 초미세 먼지 농도가 300㎍/㎥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환풍기까지 켜니 900㎍/㎥을 웃돌던 초미세먼지 농도가 212㎍/㎥까지 내려갔다. 초미세먼지 농도만 올라간 게 아니라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발생하는 탄소검정도 일부 검출 됐다. 환기를 시키지 않을 경우 이런 유해가스가 2∼3시간 동안 집 안에 머물게 된다.

폐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초미세먼지는 혈액으로 흘러 들어가 온몸으로 확산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해 뇌 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초미세먼지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치매 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 폐암에 걸린 노동자의 업무상 재해가 인정되면서 정부가 급식실 노동자에 대한 건강진단을 가동했다. 하지만 10년 이상 급식실 노동자만 대상으로 제한하면서 전수조사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노동자들의 산재 예방을 위해서는 급식실 환경 개선이 더욱 중요하다. 급식실 노동자들은 조리과정에서 일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조리흄 등 유해물질과 발암물질에 노출된다. 튀김이나 볶음 등 조리과정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인 조리흄은 특히 그렇다.

12년간 학교 급식실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18년 폐암으로 사망한 조리실 노동자는 작년 4월 처음으로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 락스로 청소하다가 발병한 천식·결막염, 뇌출혈 등도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학교 급식실에 근무하는 노동자의 경우, 55세 이상 또는 급식 업무에 5년 이상 종사자 등 고위험군에 대해 국가 암검진에서 폐암 선별검사로 사용되는 '저선량 폐 CT 촬영'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급식실 문제가 수면위로 드러난 만큼 작업환경 개선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위험성 평가 역시 누락 없이 촘촘히 진행해야 할 것이다. 산재 예방을 위해서는 작업실 자체의 환경 개선이 더욱 중요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두 가지에 함께 접근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사실이다. 실내공간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과 외부로 배출되는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첫째는 조리흄이다. 조리흄은 조리사는 물론 조리실과 연결된 식당에서 식사하는 학생들에게도 위험하다. 요리연기로 인한 초미세먼지는 폐암 뿐 아니라 알레르기,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등과도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둘째는 조리흄으로 인한 미세먼지를 필터링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면 그 미세먼지가 다시 교실이나 운동장으로 가게 되고, 길거리 사람들도 마시게 된다. 결국 외부의 미세먼지 농도를 높여 대기오염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진다.

연구에 의하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치매의 6.1%는 대기오염 때문에 발생한다고 보고 됐다. 미세먼지가 치매와도 밀접하다는 것이다. 대기오염이 적은 캐나다의 평가이기에 대기오염이 심한 우리나라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요리 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깨끗이 정화해 내보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공장 굴뚝 중심으로 관리하고 있으나,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일수록 식사로 인한 미세먼지도 높을 수밖에 없다.

급식실 노동자들의 산재 예방과 학생들, 나아가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급식실 환기 기준을 마련해야 하며 환기용 시설 교체 등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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