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서울여성영화제, 4월 2일 개막 총 6개 부문 22개국 70여 편 상영

'영페미니스트 포럼' 새로운 여성 이슈 담아

아시아 여성영화인들 한자리 모여 연대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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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여성영화제가 오는 4월 2일 개막식(오후 7시·신촌 아트레온 극장)을 시작으로 6회 막을 올린다. 젊은 문화 공간 신촌으로 자리를 옮겨 4월 2일(금)부터 9일(금)까지 신촌 아트레온 1, 2관과 녹색극장 3관에서 8일간 진행되는 올 서울여성영화제는 총 6개 부문에 걸쳐 22개국 70여 편의 영화들이 소개된다.

올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부대 행사들로 예년보다 젊고 활기차다. '영페미니스트 포럼'이 신설돼 90년대 이후 가시화되는 새로운 여성주의의 흐름을 영화 속에서 발견해 보며, 일본 영화와 여배우들에 주목한 '아시아특별전', 아시아 지역의 5개 여성영화제 집행위원들이 만나 포럼을 여는 등 전지구적 시대를 가로지르는 지역적인 담론과 주제로 아시아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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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인 더 컷>

(제인 캠피온 감독)▶

'새로운 물결' 부문에선 15개국 3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개막작으로 채택된 <인 더 컷>은 <피아노> <내 책상 위의 천사> <두 친구들>

<여인의 초상> 등에서 폭넓은 여성 팬을 확보하며 여성의 정체성을 탐구해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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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캠피온 감독(호주)의 감성 스릴러 영화다. 프로그래머 임성민씨는 “현대인의 숨겨진 욕망과 사랑을 스릴러 영화라는 장르 영화의 틀과 여성의 관점에서 시적으로 풀어낸 독특한 형식의 영화”라고 소개한다.

<사랑은 어려워>(제인 와인스톡 감독, 미국)는 LA에 거주하는 여성들의 연애관을 유쾌하게 그렸다. 줄리 베르투첼리 감독(프랑스)의 <오타르가 떠난 후>,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을 힘겨워하는 한 여성의 일상을 그린 시그리드 알노아 감독(프랑스)의 <그녀는 우리들의 것>, 세 자매가 어머니의 죽음을 앞두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긴 이야기를 그린 빕케 폰 카롤스펠드 감독(캐나다)의 <마리온 브리지> 등은 “가족의 문제를 성정체성, 세대, 인종 등이 교차하는 복합적인 사회적 맥락 속에서 바라봤다”는 평을 듣는다.

올해 처음 도입된 '영페미니스트 포럼'은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영페미니스트들이 영화를 통해 여성주의 담론을 생산하고 새로운 여성 이슈들을 제기할 수 있도록 마련된 장이다.

힙합을 사랑하는 여성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힙합의 여전사>(레이첼 레이미스트 감독, 미국)는 남성중심적인 하위 문화 속에서 그들만의 자리와 목소리를 확보해 가려는 페미니스트들의 커뮤니티를 보여준다. 청소년 범죄자라 낙인찍힌 두 소녀의 분투를 그린 리즈 가버스 감독의 <소녀시대>, 미국 포르노 스타, 여성 운동가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포르노를 둘러싼 학계의 논쟁을 뛰어넘는 솔직하고 도발적인 영화 <벌거벗은 페미니스트>(루이사 아킬리 감독, 미국), 마리 망디 감독(프랑스)의 작품 <우리 엄마는 둘> 등에도 젊은 여성영화인들의 도전적인 물음이 담겨 있다.

특히 <우리 엄마는 둘>은 동성 부모 아래서 자라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① <사랑은 어려워>(제인 와인스톡 감독) ② <소금-철도여성노동자이야기>(박정숙 감독)③ <로젠슈트라세>(마가레테 폰 트로타 감독)④ <마리온 브리지>(빕케 폰 카롤스펠드 감독)

대만, 인도, 필리핀에서 일본으로 이어지는 이번 '아시아특별전: 시대의 증거, 일본고전영화 속 여성' 부문에선 일본영화의 황금기를 풍미했던 여배우들에 초점을 맞춰 미조구치 겐지, 기노시타 케이스케, 마스무라 야스조, 이차가와 콘 감독이 만든 6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무성영화 <폭포의 백사>(미조구치 겐지 감독, 일본)는 변사 공연과 함께 특별 상영된다.

아녜스 바르다, 타흐미네 밀라니, 레아 풀 감독에 이은 올해 '감독특별전'의 주인공은 독일 뉴 저먼 시네마의 대표적 여성감독인 마가레테 폰 트로타다. 프로그래머 권은선씨는 폰 트로타 감독의 영화를 “독일 역사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드러냄은 물론, 특정한 역사적 맥락들과 여성의 경험과 인식이 맞물리는 서사적 공간을 날카로운 지성과 섬세하고도 비장한 감성으로 그려낸다”고 소개하고 있다. 1943년 유대인 남편을 둔 독일 여성들의 저항을 그린 최근작 <로젠슈트라세>와 1981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독일 자매> 등이 상영된다.

올해 '여성영상공동체'부문은 “페미니스트 비디오/필름 액티비즘을 사적인 영역까지 확장해 개인적인 체험을 통해 여성의 삶에 대한 과거와 현실을 탐구, 미래를 열어가는 작품들이 대거 눈에 띈다”는 평이다.

이란으로 이주한 아프간 여성들이 아동교육에 힘 쏟는 모습을 그린 <귀향>, 할례, 결혼, 가족 등 가부장적인 케냐 사회에서 고통받는 소녀들이 케냐의 전통에 반기를 드는 모습을 담은 <잊지 못할 그날>, 철도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금-철도여성노동자이야기>(박정숙 감독, 한국) 등이 소개된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선 빨치산 공작원으로 활동한 할머니들의 이야기 <잊혀진 전사들>(김진열 감독, 한국)과 2기 다큐멘터리 옥랑상 수상작 <엄마…>(류미례 감독, 한국)가 프리미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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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에는 아트레온 열린 광장에서 일본 뮤지션과 한국의 젊은 여성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선보인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장애여성을 위한 '핸드인핸드: 장애여성 물품지원 모금' 행사에도 참여 가능하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주부관객들을 위해 녹색극장 6층에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놀이방이 운영된다.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하는 이들, 모녀, 친구, 연인과 함께 볼 만한 좋은 영화 선택에 고심하는 이들이라면 행사장 주변의 '위피스 캐스터(WIFFIS CASTER, 서울여성영화제 마스코트)'를 찾을 것.

평일 1회 상영에 한해 입장료 3000원이며, 일반 상영작은 5000원, 심야 상영/특별 상영(변사공연)은 10,000원이다. 총 9편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 티켓 '우피스 매니아'(인터넷 예매, 현장 매표 가능)는 30,000원이다. 인터넷 예매는 3월 19일부터 4월 8일까지 www.wffis.or.kr 또는 www.maxmovie.com에서 하면 된다. 문의) 02-588-5355

임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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