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덕분에 투잡스족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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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심재연씨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유연고양이 마우스 쿠션을 들고 있다.

“빛을 담는 자루 속에 U자형 동물은?”

“빛짜루의 유연고양이.”

고양이 뽀미, 똘똘군, 아로와 함께 사는 심재연(26)씨의 대답이다. 언뜻 들으면 바닥 먼지를 쓸어 모으는 빗자루로 착각할지도 모르지만, '빛짜루(빛을 담는 자루의 줄임말, bjjaru.cywo

rld.com)'는 심씨의 닉네임이자 인터넷 모임의 제목이다. 유연고양이는 빛짜루 심씨가 개발한 캐릭터 마우스 쿠션으로 인터넷 쇼핑몰 텐바이텐(www.10x10.co.kr), 아트앤샵(www.artnshop.co.kr)등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심지어 동대문, 고속터미널 노점상 등에서 중국산 모조품이 성행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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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내 수공업으로 만든 유연고양이 마우스 쿠션이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다”는 심씨는 “하루 종일 만들어도 10개 남짓밖에 생산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바느질만 따로 해주는 친구가 있을 정도”라고 말하며 행복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유연고양이 마우스 쿠션이 잘 팔릴 때는 월 3백만원은 족히 넘는다고 한다. 그 덕택에 심씨는 명실상부한 투잡스족이 됐다.

심씨의 유연고양이 마우스 쿠션은 퀼트, 스웨이드, 레자 원단 등을 사다 직접 재단과 바느질을 한 뒤에 수입물감으로 고양이 얼굴을 그린 독특한 제품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라는 장점으로 오랜 시간 컴퓨터를 사용하고 '나'만의 개성을 존중하는 인터넷 세대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유연고양이 마우스 쿠션은 우연한 기회에 만들어졌다. 심씨가 작년 겨울쯤 홍익대 앞 놀이터에서 열리는 희망시장에 놀러갔다 본 아트 캐릭터 상품이 자극제였다. 원래 재봉틀을 잘 다뤘다는 심씨는 “유연고양이 캐릭터는 몸을 U자형으로 돌돌 말고 자는 우리 집 고양이들을 보고 생각해 냈다”며 유연고양이의 탄생기를 알려준다. 현재 인터넷 모임 빛짜루(bjjaru.cyworld.com)에도 심씨가 키우는 고양이 3마리의 이야기와 아직 상품으로 시장에 선보이지 않은 유연고양이 아트제품이 올라와 있다. 파우치, 열쇠고리, 투명 광마우스 등 종류도 다양하다.

본래 서양화를 전공한 심씨는 사회적 성(gender)에 대해 고민하고 표현하는 그룹 '뉴우월드'의 작가다. 얼마 전 신촌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몽환'에서 개인전 'erotic picxels'도 열었다.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지만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입장은 못 된다. 하지만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내가 느끼는 것들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한다”는 심씨는 “다음번 전시엔 유연고양이로 설치 미술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두 눈을 반짝였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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