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전
추상미술 선구자들 작품 포함 75점 공개
4월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카지미르 말레비치, ‘검정 사각형과 붉은 사각형’, 1915. ⓒMuseum of Modern Art
카지미르 말레비치, ‘검정 사각형과 붉은 사각형’, 1915. ⓒMuseum of Modern Art
카지미르 말레비치, ‘절대주의’, 1915. ⓒEkaterinburg Museum of Fine Arts
카지미르 말레비치, ‘절대주의’, 1915. ⓒEkaterinburg Museum of Fine Arts

정사각형, 직사각형 등 단순한 기하학적 형상만 남겨둔 완전한 추상화(카지미르 말레비치 ‘절대주의’), 붉은 말 여덟 마리가 붉은 갈기를 휘날리며 힘차게 하늘을 날아가는 그림(프세볼로트 울리아노프, ‘붉은 말들’), 풍만하고 위풍당당한 자태로 조명 아래 포즈를 취하며 느긋하고 나른한 시선으로 관람객을 바라보는 비너스(미하일 라리오노프, ‘유대인 비너스’)....

20세기 초 러시아를 뒤흔든 혁명적 걸작들이 서울에 왔다. ‘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전이다. 바실리 칸딘스키, 카지미르 말레비치, 알렉산드르 로드첸코, 엘 리시츠키, 미하일 라리오노프, 나탈리야 곤차로바 등 49인의 작품 75점을 모았다.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전시로, 러시아 국립미술관 네 곳이 협력해 러시아 연방 문화부에 문화재로 등록 관리되고 있는 국보급 작품들을 선보인다.

프세볼로트 울리야노프, ‘붉은 말들’, 1917.  ⓒEkaterinburg Museum of Fine Arts
프세볼로트 울리야노프, ‘붉은 말들’, 1917. ⓒEkaterinburg Museum of Fine Arts
미하일 라리오노프, ‘유대인 비너스’, 1912 ⓒEkaterinburg Museum of Fine Arts
미하일 라리오노프, ‘유대인 비너스’, 1912 ⓒEkaterinburg Museum of Fine Arts

이번 전시에선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바실리 칸딘스키가 러시아 활동 시기에 남긴 ‘즉흥’ 시리즈, 기하학적 추상회화의 선구자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절대주의’ 대표작을 포함해, 입체-미래주의 경향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현대 사진예술과 광고디자인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는 알렉산드르 로드첸코의 대형 회화작품은 전시의 백미를 이룬다.

1917년 역사상 최초의 사회주의 혁명인 러시아혁명이 발발했다. 혁명을 지지하는 예술가들이 전위적인 작품을 연달아 발표했으나, 스탈린의 엄격한 예술 검열·통제 정책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 해체 후에야 재조명된 ‘러시아 아방가르드’는 오늘날 구미 중심 미술사의 지평을 넓히는 예술사조로 부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후진적이었던 러시아 미술을 단숨에 유럽 어느 나라보다도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것으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황규진 큐레이터는 지금은 미술사 속의 거장들이지만 한때 이들은 뜨거운 피를 가진 젊은 예술가들이었다며 “예술을 통해 인간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으며 새로운 세계를 꿈꾸던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열정을 만나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1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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