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정치 희망지기 2004인, 모여라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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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여성대회에서 연예인 권해효(왼쪽)씨가 최광기씨와 함께 사회를 보고 있다. ▶

호주제 폐지와 평등가족 만들기 홍보대사로 참여하면서부터 알게 된 여성단체의 실무자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 오는 4월 15일에 있을 17대 총선에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범여성계가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를 발족해 정치기금을 모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기부를 독려하는 글을 써달라는 것이었다. 글을 쓰겠다고 흔쾌히 수락하고 캠페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실무자들과 만나기로 약속했다. 약속 장소에서 만난 그들은 퍽 절망스럽고 지쳐 보였다. 여성단체들은 겨우내 여의도의 칼바람을 맞아가며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와 선거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해 국회 앞에서 농성과 시위를 벌였다. 특히, 2차 정치개혁특위가 활동하면서부터 여성들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소위원회를 방청하면서 정치권을 감시하고 압박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여성의 정치참여를 말로만 떠들 뿐, 자기들의 밥그릇에만 눈이 멀어 꿈쩍도 하지 않는 정치권에 대해 그들은 심한 무력감을 느끼며 허탈해하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퍼뜩 오래 전에 아이와 함께 본 영화 한 편이 떠올랐다. '벅스라이프'라는 애니메이션이었는데 내용은 대충 이렇다. 개미왕국의 가을걷이가 시작될 무렵이면 포악하고 욕심이 많은 메뚜기 호퍼가 이끄는 메뚜기 무리들이 행패를 부린다. 그래서 개미들은 가을이 오면 언제나 할당된 식량을 호퍼 일당에게 바쳐 왔다. 더구나 호퍼 일당은 여왕개미를 죽이고 개미왕국을 식민지로 만들려 한다. 하지만 플릭의 제안으로 개미들은 용병들과 힘을 합쳐 마침내 메뚜기를 물리치고 평화롭게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수천 마리의 개미떼들이 포악한 몇 마리의 메뚜기에게 당할 때마다 “덤벼! 메뚜기 한 마리에 수백 마리씩 달려들면 되잖아!”하고 악을 썼던 기억이 난다. 이 영화가 떠오른 것은 아마 강자 앞에 휘둘렸던 약자의 분노와 무기력함이 많이 닮아 그랬던 것 같다.

세상의 반이 여자이고 유권자의 절반이 여성인데, 우리의 현실은 너무도 불공평하다. 그 동안 정치권은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실질적으로 여성이 정치권에 진입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사람들은 선거운동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고 한다. 돈과 조직이라는 불공정한 방법으로 치르는 게임을 여성들이 감당해내기란 더 할 짓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서서 이 불공정한 게임을 사람이 할 짓이 되는 공정한 게임으로 바꿔야 한다. 맑고 희망찬 정치문화로 바꾸는 일에 그 동안 정치권에서 소외되어 왔던 여성들이 앞장선다면 그 날도 머지않아 올 것 같다.

여성들도 새로운 희망을 향해 다시 힘을 합쳐야 할 때다. 그 힘은 무엇보다 여성정치인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쓰여야 할 것이다. 여성들이 정치참여 확대를 통해 부정부패로 썩어빠진 현재의 정치에 새살이 돋게 하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이끌어내는 주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제 여성계가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의 발족을 통해 희망사회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는 발족과 동시에 '2004 맑은정치 희망지기 모여라 모여라!'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기부와 서명이 결합된 캠페인으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와 맑은정치를 희망하는 2004인이 소정의 후원금을 운동본부에 기부하면 맑은정치의 희망지기가 되는 것이다. 캠페인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기부금 액수도 제한이 없다. 진정으로 세상이 바뀌기를 원한다면 그것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작은 실천 중의 하나로 맑은 정치를 위한 '희망지기'가 되어 보면 어떨까. 이런 작은 실천들이 우리가 원하는 세상으로 다가가게 해주는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이 작은 힘들이 모여 우리의 아들딸들이 꿈을 꾸며 살 수 있는 세상이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맑은정치 희망지기 2004인이 되는 방법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희망지기가 될 수 있다.

참여방법은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 홈페이지(www.cleanfund.org)를 통해 서나 맑은정치여성기금운동본부에 정치개혁의 염원이 담긴 소정의 기부금을 기부하는 것이다.

입금계좌 국민은행 079801-04-005547, 예금주 (재)한국여성재단

담당 기획홍보팀 장미정, 신희정 문의 02-595-6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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