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기원-백수탈출 졸업파티

“백수들이여, 희망과 여유를 가져라”

“앞이 안 보이는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이에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든, 노동부에 가서 일을 하든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지난 28일 신촌에 위치한 클럽 '몽환'에서 실업극복국민연대와 전국백수연대가 공동 주최한 '취업 기원-백수탈출 졸업파티'에 참석한 한 백수는 취업하지 못하는 심정을 이같이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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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백수들이 백수탈출을 기원하는 '취업기원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이기태>▶

청년실업률 8.8% 시대. 2001년 3월의 9.0% 이후 3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면서 '백수자격증'을 받아 들고 학교를 나서는 사회 초년생들의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 무거운 요즘이다. '이십대 태반은 백수'라는 '이태백'이 이러한 세태를 반영한다.

언론사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는 참석자는 “취업이 안 된 친구들을 보면 전부 속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태백이란 말이 유행이지만 경기가 안 좋다는 말로 모든 게 설명되진 않는다”며 “주변을 봐도 하고 싶은 일과 현실 간의 괴리에서 오는 괴로움이 더 큰 것 같다”고 졸업생들의 심정을 전했다.

“주변에 취업이 안 된 친구들을 보면 집 밖에 나가기 싫어하거나 핸드폰을 꺼놓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요. 그나마 이런 행사를 통해 백수들끼리 연대할 수 있다는 든든함을 느낍니다.”1층에서 '취업 사주'를 보던 정진희(25·상명대 가족복지학)씨는 1년 가량 구직활동 중이라며 “올해에는 꼭 원하는 곳에 취업하고 싶다”고 전한다.

'음지'를 찾는 백수들에게는 무엇보다 사회가 부여하는 백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도록 서로 북돋워 주는 기회가 필요하다.

실업극복국민재단의 성한표 이사는 “실업은 여러분 개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나와 같은 기성세대, 사회, 국가의 책임이다.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에 기죽지 말고 기를 펴고 서로 만나고 격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0명 가량의 참석자들은'취업기원주(酒)'를 나눠 마시며 “나는 일하고 싶다”고 외치는 등 취업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입고 신문에 난 구인난을 찾는 현대 백수들의 일상을 표현한 행위예술가 한영애씨는 “현대문명 때문에 자신을 잃지 말고 나와 내 이웃을 돌아보는 자유로운 백수가 돼라. 잃어버린 꿈, 이상을 한번쯤 떨어져서 보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현재의 나, 형제, 가족 누구나 청년실업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청년실업을 인정하고 정부와 사회가 장기적으로 변해야 합니다.”전국백수연대의 주덕한 대표는 “청년실업에 관한 통계, 정책이 과연 당사자들의 목소리, 의견,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청년 백수들을 불쌍한 사람이 아닌 희망과 여유를 가진 사람들로 보아 줬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백수연대와 연계해 첫 행사를 가진 실업극복국민재단은 향후 청년 실업자들의 자체적인 정례모임을 만들어 청년실업 대책 수립을 위한 의견 접수와 여론 수렴의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다. 청년실업 관련 간담회, 각종 문화행사, 구인구직 파티(Job party) 등 지속적인 행사도 열 예정이다. 문의) 02-734-2550, www.hamkke.or.kr

임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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