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여성정책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 ⓒ홍수형 기자

19년차 여성인권 활동가 송란희(45)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2021년을 누구보다 숨 가쁘게 보냈다. 한국 최초의 가정폭력, 성폭력 전문상담기관의 대표를 맡은 첫 해이자 감독, 프로그래머, 집행위원장으로서 함께 성장해 온 여성인권영화제의 15주년을 이끌었다. 특히 ‘데이트폭력’ ‘스토킹’ 등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던 여성에 대한 폭력을 가시화하며 4월 ‘스토킹처벌법’ 제정에 크게 기여했다. 수십 년 간 여성폭력의 원인은 성차별에 있으며, 국가 책무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한국여성의전화의 외침이 입법으로 연결된 순간이다.

송 대표는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전공한 뒤 2003년 서울여성의전화 인권운동센터에서 일하며 여성인권 운동에 뛰어들었다. 여성의전화에서 내리 18년을 일하며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을 촉구하는 다양한 방법의 운동을 펼쳤다. 여성인권영화제가 대표적이다. 영화제는 소위 ‘여성인권 3법’이라 불리는 성폭력, 가정폭력, 성매매방지법 제정으로도 달라지지 않는 여성인권의 현주소를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송 대표는 프로그래머로서 영화제를 총괄하며 관객점유율 80%가 넘는 영화제로 발전시켰다. 친밀한 관계에서의 살인사건을 분석한 ‘분노의 게이지’는 2009년부터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이면 한국사회의 여성폭력 문제를 드러내는 지표로 자리 잡았다.

송 대표는 “선배들이 다져놓은 신뢰 위에서 마치 그것이 제가 쌓은 신뢰인 양 겁도 없이 마음껏, 신나게 활동했다”며 “이번 상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신나게 활동할 수 있는 판을 만들고, 우리의 운동이 더 많은 여성의 든든한 곁이 되는 데 힘쓰라는 의미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15회 여성인권영화제 슬로건인 ‘현재의 조건으로 미래를 상상하지 말 것’을 언급하며 “훨씬 더 급진적인 미래를 상상해보자는 제안이었데, 그 미래를 앞당길 수 있도록 더욱 애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키워드
#미지상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