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키공화국 투투 명예대주교 ⓒ넬슨 만델라 재단
남아프리키공화국 투투 명예대주교 ⓒ넬슨 만델라 재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 철폐 투쟁에 앞장섰던 데즈먼드 투투 성공회 명예 대주교가 26일(현지시각) 선종했다. 향년 90세.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로 투철한 애국자이자 아파르트헤이트와 맞선 지성인이었다"고 투투 대주교의 선종 소식을 알렸다. 넬슨 만델라 재단도 성명을 내고 "그의 삶은 남아공뿐 아니라 전 세계인에게 축복이었다"고 추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은 "그의 유산은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울려 퍼질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투투 대주교는 반(反) 아파르트헤이트 투쟁으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인종차별 정권이 무너지고 넬슨 만델라가 최초 흑인 대통령이 됐을 때 남아공에 ‘무지개 국가’라는 별칭을 붙인 주인공이기도 하다.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후에는 집권당의 부정부패 등을 거세게 비판했고, 성소수자 인권 보호·기후변화 대책 마련 호소 등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1997년 전립선암을 진단 받은 이후에는 줄곧 투병 생활을 해왔다.

대통령실은 "공동체 정신, 화해, 용서의 깊은 의미를 감동적으로 보여준 삶을 살았다"고 투투 대주교를 기렸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투투 대주교는)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멘토이자 친구, ‘도덕의 잣대’였다"고 추모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지칠 줄 모르는 인권 옹호자"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종 간 평등과 화해를 이뤄냄으로써 복음에 헌신했다"고 추모 성명을 냈다. "가난과 뿌리 깊은 인종차별 속에서 태어난 투투 대주교는 더 나은, 더 자유롭고 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영적 소명을 따랐다"며 "그의 유산은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울려 퍼질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이날 남아공 크리켓 국가대표팀은 투투 대주교 선종을 추모하기 위해 인도와의 경기에서 검은 완장을 착용하고 경기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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