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여성신문 10대 뉴스

2030 여성 유권자들이 모인 ‘2022 여성혐오 대선 규탄시위 샤우트아웃(SHOUT OUT)’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성혐오 대선 규탄’ 집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반페미니즘, 포퓰리즘 정치를 멈춰라”고 촉구했다. ⓒ샤우트아웃
2030 여성 유권자들이 모인 ‘2022 여성혐오 대선 규탄시위 샤우트아웃(SHOUT OUT)’은 12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성혐오 대선 규탄’ 집회를 열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반페미니즘, 포퓰리즘 정치를 멈춰라”고 촉구했다. ⓒ샤우트아웃

다사다난했던 2021년이 저물고 있다. 올해는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backlash‧반발)’가 온라인을 넘어 공론장에서 다뤄지기 시작한 해다.

전임 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초래된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는 젠더 이슈가 선거의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비껴갔다. 선거 직후에는 소위 ‘이대남(20대 남성)’이 여당에 등을 돌렸다는 주장이 힘을 얻으며 정치권이 이대남 잡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남초 커뮤니티의 정서와 주장이 정치인과 언론을 타고 밖으로 나오면서 ‘사실’인양 다뤄졌다. 광고 홍보 포스터 속 ‘집게 손가락’은 실체 없는 ‘남성혐오’의 증거로 취급됐다. 흔한 손 모양을 두고 생트집을 잡는다는 비판 속에서도 ‘숨은 메갈 찾기’는 지속되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의 주장으로 손가락 모양이 남성혐오가 되고 페미니즘은 불공정으로 연결되는 현실이다. 정치인은 백래시를 정치 동력으로 활용하고, 조회수 장사를 하는 언론은 특정 커뮤니티 게시글을 그대로 내려받아 논란으로 재생산했다.

GS25의 경품 이벤트 홍보 포스터.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자 결국 삭제됐다. 사진=GS25
GS25의 경품 이벤트 홍보 포스터.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자 결국 삭제됐다. 사진=GS25

영향력을 키운 커뮤니티 여론은 대통령 선거전까지 영향을 미치며 효능감에 한껏 고무됐고, 일부는 결집해 반여성주의 성향의 조직까지 만들었다. 대선 선두주자 2명은 한국사회에서 남성은 역차별을 받고 있으며, 여성가족부라는 명칭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부처명을 바꾸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두 후보의 외면 속에 또 다시 나중으로 미뤄졌다.

‘배구 황제’ 김연경과 베테랑 센터 김수지·양효진 선수. ⓒ확인중
‘배구 황제’ 김연경과 베테랑 센터 김수지·양효진 선수. 

다행히 뒷걸음만 치고 있진 않았다. 자본법 개정으로 여성 사외이사가 확 늘었고, 가사노동자는 근로기준법 제정 68년 만에 처음 ‘노동자’로 인정받아 최저임금, 4대 보험을 적용 받을 수 있게 됐다. 스토킹범죄처벌법 시행으로 경범죄로 취급되던 스토킹을 일상을 파괴하는 범죄로 처벌할 수 있게 됐다. 1999년 국회에서 처음 법안이 발의된 이후 22년 만이다. 윤여정, 안산, 김연경,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댄서들까지 ‘멋진 언니’들은 존중과 우애, 성장과 연대를 보여주며 감동을 선사했다. 세상은 더 나아지고 있다.

여성신문이 선정한 2021년 10대뉴스를 통해 한해를 돌아본다.

[2021년 여성신문 선정 10대 뉴스]
-AI 윤리와 젠더 편향성 공론화 AI챗봇 ‘이루다’ 사태
-변희수, 한 사람의 용기가 일군 큰 변화
-육·해·공 연이어 여군 향한 성폭력 발생
-68년 만에 ‘가사노동자’로 인정… 최저임금‧4대보험 적용
-스토킹처벌법 20년만 제정돼도 사각지대 여전
-계속된 아동학대 사망 사건
-대선 후보들 ‘반페미니즘’ 행보
-잘 봐, '멋진 언니'들 시대다
-디지털 성범죄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낙태죄’ 사라져도 기댈 곳 없는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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