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 선대위 사퇴 후
약 4시간 만에 자신도 사퇴
‘점입가경’ 국민의힘 내홍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한 가운데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당대표실을 찾은 조수진 최고위원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한 가운데 이 대표를 만나기 위해 당대표실을 찾은 조수진 최고위원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1일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과 공보단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가 조 최고위원과의 갈등으로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약 4시간 만이다. 지난 6일 출범한 국민의힘 선대위가 보름 만에 다시 극심한 내부 갈등에 휩싸였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저녁 8시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이 시간을 끝으로 중앙선대위 부위원장과 공보단장을 내려놓는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과 당원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1일 저녁 8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1일 저녁 8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페이스북 캡처

앞서 조 최고위원과 이 대표는 지난 20일 비공개 선대위 회의에서 고성을 지르며 설전을 벌였다.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의혹 관련 대응을 두고 이 대표가 문제를 제기하자, 조 최고위원은 “나는 후보 지시만 받는다”고 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조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게 사과했지만, 이후 일부 기자들에게 이 대표를 비난하는 내용의 유튜브 영상 링크를 보낸 일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조 최고위원이 거듭 사과했으나 이 대표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급기야 이 대표는 21일 공동상임선대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날 오후 4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최고위원을 겨냥해 “상임선대위원장 지시를 듣지 않겠다는 공개 발언을 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선대위는 기능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제 의지와 다르게 (선대위 내에서) 역할이 없기 때문에 모든 직에서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 리더십의 문제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후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당대표로서 만약 대선에서 우리가 좋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된다면 상당한 불명예를 얻게 되겠지만, 선거에 대한 무한 책임은 후보자가 갖게 된다. 저는 후보자의 선택을 항상 존중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대위 운영 실태를 파악해보니 이대로는 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개편을 시사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