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31일까지 해오름극장...1월 초연 후 재공연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의 삶 다뤄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합동공연

2021년 1월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공연 사진. ⓒ국립극장 제공
2021년 1월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공연 사진. ⓒ국립극장 제공

한국 최초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1923-2017)의 주체적인 삶을 그린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이 17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중구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지난 1월 초연 당시 김광보의 섬세한 연출, 고연옥의 탄탄한 대본, 나실인의 아름다운 음악으로 호평을 받았다. 코로나19로 5회 공연 후 조기종연했다가 재개한다.

‘아프레걸(après-girl)’은 한국전쟁 이후 등장한 신조어로, 봉건적 사회 구조와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주체적 역할을 찾은 여성을 지칭한다.

박남옥은 1923년 경북 하양 출생이다.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온갖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다. 영화 ‘미망인’(1955)은 그가 남긴 유일한 작품이다. 여성의 사회활동이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박남옥은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업은 채 촬영을 이어갔고,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의 밥까지 손수 차리며 현장을 누볐다.

연출가 김광보와 작가 고연옥은 “박남옥 감독이 영화 한 편을 촬영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은 이 시대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아 큰 공감대를 끌어낼 것”이며 “박남옥의 행보는 성공과 실패로 평가할 수 없는 도전의 가치,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갔던 한 인간의 숭고한 정신을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한국 최초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1923-2017) ⓒ국립극장/이경주님 제공
한국 최초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1923-2017) ⓒ국립극장/이경주님 제공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포스터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포스터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가 참여하며,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초연의 두 배에 가까운 출연진 총 75명이 참여해 더욱 풍성한 무대를 선보인다. 주인공에 대한 관객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박남옥의 고뇌를 조명하는 장면이 추가됐다. 국악기와 소리꾼의 장점이 더 돋보이도록 음악도 대폭 수정했다.

새롭게 합류한 안무가 이경은과 국립무용단원 장현수가 한국적인 춤사위에 깊이를 더한다. 협력연출 윤혜진, 무대디자이너 박상봉, 영상디자이너 정재진, 조명디자이너 이동진, 의상디자이너 김지연, 소품디자이너 정윤정, 분장디자이너 백지영 등 걸출한 제작진이 합류해 기대를 모은다. 기존 박남옥의 일상 공간과 영화 ‘미망인’ 속 세트장으로 나뉜 2층 구조 무대에 대형 LED 장치를 추가하며 더욱 생동감 넘치고 감각적인 미장센을 구현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실행방안에 따라 ‘좌석 한 칸 띄어 앉기’를 실시한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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