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모순적…고통스럽지만 행복감 줘”
“여행은 모순적…고통스럽지만 행복감 줘”
  • 진혜민 기자
  • 승인 2021.12.17 19:37
  • 수정 2021-12-20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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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차 윈(WIN) 문화포럼
조성하 여행전문작가
‘여인숙-여행은 인간의 숙명이다’
16일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개최한 '제58차 WIN 문화포럼'에서 조성하 여행전문기자가 여인숙 여해은 인간의 숙명이다 강의를 진행했다. ⓒ홍수형 기자
16일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사)여성문화네트워크 주최 '제58차 WIN 문화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선 조성하 여행전문가가 '여인숙,여행은 인간의 숙명이다' 를 주제로 강연했다. ⓒ홍수형 기자

(사)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여성신문이 후원하는 제58차 윈(WIN) 문화포럼이 16일 서울 서초구 더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열렸다.

연사는 국내 첫 여행전문기자(동아일보)를 지낸 여행가 조성하 (주)하나투어 상임고문. 조 고문은 이날 ‘여인숙-여행은 인간의 숙명이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서은경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오늘 포럼에 오신 분은 2021년의 승자 같다”며 “윈문화포럼은 매년 12월마다 불우이웃 관련 기관을 돕고 있는데 올해도 어김 없이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오늘 포럼에는 조성하 여행전문가를 모셨다”며 “국내 첫 여행전문기자로 여행의 이론과 실제에 모두 해박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조 고문은 “여행은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는 뭘까”라며 “바로 행복감 때문이다. 여행은 숙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통스러운 행위가 어떻게 행복감으로 치환되는 걸까”라며 “하버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은 고통 속에서 살아남은 데서 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행을 할 때는 뭔가 주제를 정하라고 조언했다.  주제를 갖고 여행하면 자신도 모르는 새 전문가가 된다는 것. 또 “버킷리스트를 만들고 동반자를 구하라”고 얘기했. 이어 “여행의 주제를 심화시키기 위한 평생학습에 몰입하고 배움을 통해 얻은 정보를 여행에 활용하라”며 “어느 분야든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여행을 통해 전문가로서의 식견을 넓히라”고 덧붙였다.

조 고문은 또 “그 모든 것을 정리해 책으로 엮고 판매 수익금이 생기면 사회에 기부하라"며 “그런 과정을 담은 삶을 토대로 자서전을 출간해 내가 살아온 인생과 추구한 목표, 성과와 열정을 후대에 전하라”고 덧붙였다.

조성하 고문은 연세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동아일보에 입사했다. 1990년 걸프전 종군 기자를 거쳐 국내 제1호 여행 전문기자가 됐다. 현재는 트래블 랩 ‘여인숙’의 대표이자 유튜브 ‘로드마스터’ 채널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16일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호텔에서 여성문화네트워크가 개최한 '제58차 WIN 문화포럼'에서 조성하 여행전문기자가 여인숙 여해은 인간의 숙명이다 강의를 진행했다. ⓒ홍수형 기자
여성문화네트워크 주최 '제58차 WIN 문화포럼' 참석자들이 조성하 여행전문가의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홍수형 기자

 

*다음은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특강 요약.

여행을 가야 하는데 못 가는 상실의 시대에 살고 있다. '톰소여의 모험'을 쓴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여행을 하면 편견과 아집, 편협함이 사라지고 대신 아량과 포용력, 공감능력을 얻는다.'고 말했다. 평생 제 울타리에 갇히면 절대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여행에서 성자와 같은 사람은 철학자 니체다. 니체 철학의 기본인 '자기 안의 대립 개념'엔 여행이 큰 영향을 줬다.

어떻게 하면 여행을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 더 나은 인간이 되는데 활용할 수 있을까. 여행은 인간을 성숙시키는데 그 과정은 아무도 모른다. 여행하면 뭐가 좋은지 물어보면 '행복하다'가 끝이다. 무엇이 나를 끌고 가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답하지 않는다. 여행 기자 25년 동안 스스로 탐구하면서 다녔다. 여행은 행복을 낳는다. 그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두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여행이다.

'어떻게 하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여행을 하나'.  그 답을 찾는 것이 나의 임무였다. 그런 달달한 것이 세상에 있을까. 여행은 그 자체로 풍요롭다. 다만 그 과정이 결코 행복하지만은 않다. 여인숙은 여행하는 사람이 잠자는 곳이다. ‘여행은 인간의 숙명이다’의 앞 글자를 한자로 바꾸면 여인숙이 된다. 여인숙은 숙명이다. ‘숙’자는 집 가(家) 밑에 사람 인(人), 일백 백(白)이 들어있는 형태로 돼 있다. 한 지붕 아래 사람이 백 명 있다는 것인데 지붕이 무너지면 백 명이 함께 죽는다.

이들은 공동체다. 잠을 같이 자는 사람은 운명의 길을 함께 걷는다. 여행이 인간의 숙명이 되는데 이 동의는 어디서 얻어낼 수 있을까. 호메로스의 '일리아드 오디세이'를 보면 일리아드는 전쟁, 오디세이는 여행 이야기인데 어떻게 두 주제를 이렇게 썼을까 싶었다. 일리아드에서 극적인 장면은 세이렌이라는 바다의 요정들이 오디세이가 탄 배를 유혹하는 것이다. 오디세이는 선원들의 귀를 막되 자신의 귀는 막지 않았다. 그 소리가 듣고 싶어서. 대신 자기를 배에 묶어달라고 했다. 이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위험한 줄 알면서 속는다. 인간, 호모 사피엔스는 이런 모험심 덕에 살아남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호기심을 억누를 수 없다.

인류는 바닷물에서 태어난 단세포가 영장류까지 진화했다. 우리의 고향은 아프리카다. 아프리카에 시작된 인류는 도전하고 실패했는데 실패에서도 배우는 것이 있었다. 인간의 본성에서 가장 구체화된 행동이 여행이다. 여행의 문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행은 자기가 가진 세 가지를 다 쏟는다. 첫째는 시간, 둘째는 돈, 셋째는 열정이다. 어렵게 시간을 만들어 돈과 열정을 퍼부어 여행을 간다.

누가 만들어준 여행을 다녀오면 절대 만족할 수 없다. 그래서 여행사에 대한 불만도 많다. 여행은 고통스럽고 힘든 일인데 왜 떠나는가. 행복감에 도취될 수 있어 그렇다. 여행은 숙명적이다. 고통스러운 행위가 어떻게 행복감으로 치환되는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있다. 하버드 대학에서 행복론 연구를 72년간 진행했다. '행복의 완성'이라는 책의 저자는 인간의 행복은 고통 끝에 온다고 말했다. 고통에서 살아남은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1차 성장은 태어나서 직업을 갖고 사람 됨됨이가 되는 것, 2차 성장은 은퇴할 나이가 돼 보다 나은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세 번째 성장을 경험한 사람이 행복을 느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고통을 겪는데 어떤 사람은 자빠지지만 어떤 사람은 딛고 일어난다. 후자가 행복하다.

사람은 존재하면 숨을 쉴 테고, 숨을 쉰다면 말을 할 것이고, 묻는다면 생각하고, 생각한다면 찾고, 찾으면 경험하고, 경험하면 배운다. 배우면 성장하고, 성장하면 바라고, 바라면 찾고, 찾으면 의심한다. 그러면서 인류는 발달하고 질문한다. 질문하면 이해하고, 이해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더 알고 싶어진다. 이것이 바로 인류의 삶이다. 질문한다는 것은 당신이 살아있다는 얘기다.

앞으로 여행할 때엔 되도록 주제를 정하라. 여행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라. 함께 할 동반자를 구해라. 여행의 주제를 심화시키기 위해 평생학습에 몰입해라. 배움을 통해 얻은 정보를 여행에 활용해라.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해라. 그 모든 것을 정리해 책을 펴내라. 그 책의 판매 수익금은 사회에 기부하면 좋다. 이런 과정을 토대로 자서전을 내면 내 인생, 내가 추구한 목표, 내가 이룬 성과와 열정을 후대에 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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