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유력 대선후보, 여가부 해체 약속…
젊은 남성 표심 위해 여성인권 언급 피해
한국 사회 성평등 아직 갈 길 멀어
더 많은 여성들 목소리 필요해”

서지현 검사가 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온라인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하나로 마련한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토론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영상 캡처
서지현 검사가 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온라인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하나로 마련한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토론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영상 캡처

서지현 검사·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 TF 팀장이 8일(이하 현지시간) “미투(#MeToo) 운동 이후에도 한국 여성의 지위는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며 변화를 촉구했다. 또 유력 대선 후보들이 “여성가족부 해체를 약속했고, 젊은 남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고자 여성 인권 관련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 검사는 이날 미 국무부가 8~10일 온라인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하나로 마련한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토론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젠더 기반 폭력에 맞서다’라는 주제로 열린 패널 토론으로, 바파나 쿠말로 손케 젠더 정의 & 세계 남성 참여 동맹(Sonke Gender Justice & Men Engage Global Alliance) 공동창립자, 대니카 롬 미 버지니아주 하원의원도 참석했다.

서지현 검사가 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온라인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하나로 마련한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토론 행사에 참석했다. ‘젠더 기반 폭력에 맞서다’라는 주제로 열린 패널 토론으로, 바파나 쿠말로 손케 젠더 정의 & 세계 남성 참여 동맹(Sonke Gender Justice & Men Engage Global Alliance) 공동창립자, 대니카 롬 미 버지니아주 하원의원도 참석했다. ⓒ영상 캡처
서지현 검사가 8일(현지시간) 미 국무부가 온라인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하나로 마련한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토론 행사에 참석했다. ‘젠더 기반 폭력에 맞서다’라는 주제로 열린 패널 토론으로, 바파나 쿠말로 손케 젠더 정의 & 세계 남성 참여 동맹(Sonke Gender Justice & Men Engage Global Alliance) 공동창립자, 대니카 롬 미 버지니아주 하원의원도 참석했다. ⓒ영상 캡처

서 검사는 “한국 미투 운동은 아시아권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가장 활력이 넘쳤다. 그러나 변화를 요구하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혜택을 누리고 있으니 모든 여성 정책은 폐지돼야 한다’는 백래시에 맞닥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성평등은 아직도 요원하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성별임금격차 1위이자 그 격차가 30%(한국 32.5%)를 넘는 유일한 국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유력 대선 후보들은 여성가족부를 해체(dismantle)하겠다고 약속했고, 젊은 남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고자 여성 인권 관련 언급을 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 검사는 ‘여성이 검찰, 정치인 등 고위직에 더 많이 오르면 무엇이 좋고, 남성은 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받고 “여성과 남성 모두 성평등을 위해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위공무원 중 여성은 8.5%, 21대 여성 국회의원은 19%에 그치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나는 생존했다. 많은 검사가 나를 ‘배신자’, ‘검사의 수치’라고 부르고 쫓아내려 하겠지만 나는 이렇게 살아남고 있다. 내 사례는 기적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드문 사례지만, 한국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우리가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게 귀 기울인다. 나는 검사라는 특권을 지닌 사람이고, 다른 피해자들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엄청난 책임감을 느낀다. 검사라는 배경은 다른 여성들을 대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나도, 어떤 여성도 혼자서는 해낼 수 없다. 가능한 한 많은 여성 리더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거리에서 시위하는 여성들부터 정책 결정권을 쥔 여성들까지 모두 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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