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스페이스 살림’ 개관
국내 최대 여성창업 지원 공간
사무실‧매장‧공동창고 지원하고
아동동반 사무실‧키움센터 갖춰

스페이스 살림 내 거점형키움센터에서는 초등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스페이스 살림 내 거점형키움센터에서는 초등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국내 최대 규모 여성창업 지원 공간 ‘스페이스 살림’이 1년간의 시범운영을 마치고 개관했다. 이곳은 일과 돌봄을 철저히 분리했던 기존 일터의 틀에서 벗어나 ‘일하며 돌보고, 돌보며 일할 수 있는’ 일터의 혁신을 꿈꾸는 공간이다.

서울시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2일 서울 동작구 스페이스 살림에서 개관 선포식을 열었다. 스페이스 살림은 55년간 미군기지로 사용됐던 대방동 ‘캠프 그레이’를 재탄생시킨 공간이다. 2017년 12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10월 준공했다. 기관 이름에는 여성 일자리와 가족의 관계를 ‘살리는’ 일·가족·생활 혁신 ‘공간(스페이스)’을 만들겠다는 목표와,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개척하는 여성 창업가의 성장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일과 삶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서울시는 돌봄 문제 때문에 창업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여성을 비롯한 시민 누구나 걱정 없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이처럼 돌봄·창업 복합공간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 살림 전경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스페이스 살림 전경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서울 지하철 1호선 대방역과 연결된 지하 2층, 지상 7층에 연면적 약 1만8000m² 규모의 스페이스 살림에는 사무실과 매장, 공동창고, 회의실 등 창업 지원 인프라는 물론이고 아동동반 공유사무실, 거점형키움센터, 영유아돌봄교실 등 자녀 돌봄에 최적화된 환경도 마련됐다. 스페이스 살림 운영을 맡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입주 공간을 제공하는 것부터 투자·판로 연계, 멘토링·교육, 네트워킹·건강 프로그램까지 여성 창업가들의 성장을 위해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지난해 12월 시범운영을 시작한 뒤 현재까지 여성 창업 기업 124곳이 입주‧입점했다. 재단에 따르면 입주기업은 6월 말까지 누적 30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총 1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고용 인원은 452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린이집, 학교가 문을 닫으며 공적 돌봄은 한순간 작동을 멈췄다. 돌봄 공백으로 많은 여성들이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나마 재택근무를 하더라도 근무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은 집안에서 일과 돌봄을 동시에 해내는 일은 쉬지 않았다. 급작스럽게 ‘일하며 돌보고, 돌보며 일하는’ 상황을 맞닥뜨린 현재, 돌봄 시스템을 동반한 창업지원공간의 탄생에 대한 기대는 높다. 스페이스 살림은 일의 효율을 높이고, 상황에 따라 아이를 동반할 수 있는 ‘예스 키즈존(Yes kids Zone)’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동동반 공유사무실은 업무 공간과 함께 자녀를 위한 학습 공간이 조성돼 있어 어린 자녀를 데리고 일을 해야 하는 양육자에겐 최적의 공간이다. 거점형키움센터는 초등학생 자녀의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영유아돌봄교실은 자녀의 긴급 돌봄이 필요할 경우 잠시 맡길 수 있다. 

스페이스 살림 내 거점형키움센터에서는 초등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스페이스 살림 내 거점형키움센터에서는 초등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입주기업인 스마투스코리아의 손호정 대표도 여러 창업지원기관 중 스페이스 살림을 선택한 이유로 돌봄이 가능한 공간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스마투스코리아는 구강관리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손 대표는 스페이스 살림이 발간한 ‘일 환경의 다양성을 만드는 변화실험 리포트’를 통해 “아이가 아프거나 유치원에 갈 수 없는 상황일 때, 스페이스 살림에는 갑자기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있어 일에 몰두하거나 필요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보육이 가능한 공간은 스타트업에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페이스 살림 내 돌봄 공간은 입주 기업뿐만 아니라 서울시민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마을부엌, 메이커교육장, 야외공연장, 텃밭, 정원, 마을서재, 카페 등도 시민들과 공유한다.

정연정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1년 동안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제 시민에게 본격적으로 일과 삶의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며 “스페이스 살림이 여성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일과 생활의 모델을 만들어 가는 동시에 여성창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일과 삶의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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