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대선 주자 김재연 상임대표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불평등 체제’”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 ⓒ홍수형 기자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 ⓒ홍수형 기자

지난 8월5일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재연(41) 진보당 대통령 후보는 비정규직 간담회·연대 농성·노조 방문·파업 참여 등 전국방방곡곡을 누빈다. 김 후보는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의 주인으로 나섰을 때 달라질 수 있는 우리 사회의 공기에 대한 기대와 믿음을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며 “현장에서 만난 노동자·여성·청년의 소중한 이야기들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단서”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기득권 양당 체제에 파열구를 내는 목소리로 키워내야겠다고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은 ‘불평등 체제’라고 했다. 그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기성정치가 원인”이라며 “이 불통정치를 소통정치로 바꾸고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바로 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의 양극화나 성차별을 비롯한 수많은 영역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을 오랜 시간동안 직접적으로 당면한 세대는 청년세대”라며 “‘MZ 세대’(1980년부터 2004년까지 태어난 세대)의 출발점에서 살아온 저는 이들의 현실을 가장 밀접하게 느끼고 있고 그들의 요구를 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민생 현장에서 만난 가장 시급한 현안 3가지는 무엇입니까?

“3가지로 추리기 어렵지만 그 첫째는 돌봄 사각지대 해결입니다. 코로나19 시기에 돌봄의 불평등이 너무 심각합니다. 돌봄 사각지대가 큰 상황에서 이제는 돌볼 권리와 돌봄을 받을 권리를 국가 책임으로 만들기 위한 ‘돌봄 정책 기본법’과 ‘돌봄 노동자 기본법’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정치의 사각지대에 놓인 농민들의 상황과 인력난이 심각합니다. 농업과 농촌과 농민에 대한 법적 규정을 명확히 해서 농민의 사회적 지위를 공직자에 준하게 하고 농업을 국가 기간 산업으로 인정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농민기본법’을 마련 중입니다. 셋째는 코로나19에 재난지원금 대상조차 되지 못하는 노점상인들을 위한 ‘노점상 생계 보호법’을 준비했습니다. 노점 상인들은 사업자 등록증이 없다는 이유로 불법화돼 있고 일상적으로 철거 폭력에 내몰려 있습니다. 이같은 내용을 담아 진보당은 이번 달부터 돌봄 노동자·농민·노점 상인들과 함께 ‘코로나 민생 3법’ 제정을 위한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된 거대양당 후보의 ‘반페미니즘 행보’에 대한 생각은.

“공정하려면 정직해야 합니다. 기성정치는 사과하고 반성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으로 박탈감의 이유를 여성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젠더 갈등을 부추겨서 책임질 영역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남초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이야기를 민감하게 받아들여 침소봉대하고 있습니다. 여성은 철저히 배제하고 ‘이게 청년들의 목소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기성정치가 만들어낸 젠더 갈등이 젠더 차별로까지 이어지는 책임을 어떻게 지려하는 것인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 ⓒ홍수형 기자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 ⓒ홍수형 기자

-김재연 표 여성·성평등 정책은 무엇입니까

“2030 청년 여성들의 일자리 상당수는 폐업과 휴업이 잦은 질 나쁜 일자리나 비정규직·계약직에 몰려 있습니다. 채용 성차별·성별 임금격차 등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도 한몫합니다. 고용차별 시정 담당 전문위원회를 설치하고 성평등임금공시제 확대 실시와 개선을 위한 정부 책임을 강화하겠습니다.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인정해 전업주부에게도 국민연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또 여성들은 일상 속에서 디지털 성폭력·교제살인을 포함해 안전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디지털 성범죄 처벌강화와 재발 방지를 위해 정부가 ‘사이버 범죄 조약’에 가입하고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 및 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젠더폭력은 ‘성폭력은 성적자기결정권 침해’라는 관점의 전환으로 판결 시 주로 사용되는 ‘수치심’을 ‘불쾌감’으로 변경하겠습니다. 가정폭력은 ‘가정보호’라는 가정폭력처벌법의 입법 목적을 삭제하고 피해자와 가정구성원의 안전과 인권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성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해 남녀동수내각과 공공분야 30% 여성할당제, 성평등 승진목표제를 통해 고위여성공무원을 확대하겠습니다.”

-진보당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고 말했습니다. 타 후보를 평가한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한때는 사람들이 ‘사이다’라고 좋아했고 그 이미지로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이 후보를 보면 완전히 ‘김빠진 사이다’입니다. 정치공학적인 계산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전에는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줘야 한다고 그랬다가 오후에는 아니라고 합니다. 차별금지법도 무려 17년 동안이나 논의의 대상이 돼왔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고 얘기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어느 시대를 살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안양 산업재해 현장에 방문해 ‘노동자가 잘못했다’고 발언했고 최저임금제 자체를 폐지하겠다는 얘기도 하고 망언을 계속 늘어놓고 계십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와 제3지대론을 말씀하셨는데 안 후보는 지난봄까지만 해도 국민의힘과 당 통합을 주도했다가 어그러졌고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 시절 기재부의 수장이었습니다. 두 후보는 명백히 기득권 보수 정당의 한 축일 뿐인데 그 당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3지대를 얘기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이야기 같습니다.”

김재연 후보는 1980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통합진보당의 제19대 국회의원(비례)에 당선됐다.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의원직을 상실했고 2016년 민중연합당에 입당했다. 지난해 6월 진보당 상임대표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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