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휴일 국회 전경.  ⓒ뉴시스·여성신문
맑은 휴일 국회 전경. ⓒ뉴시스·여성신문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피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 11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가결했다.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선거권 연령은 2019년 법 개정으로 만19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낮춰졌지만, 피선거권은 여전히 만 25세 제한(대통령 피선거권 만40세)을 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정책연구원장인 노웅래 의원이 ‘장유유서 방지법’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국회의원·지방선거 피선거권 나이를 18세로 낮추고, 최다득표자가 2인 이상인 경우 연장자가 아니라 추첨으로 당선인을 결정하도록 했다. 국민의힘도 소속의원 103명 공동발의 형태로 선거법 개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나이를 현행 만 25세 이상에서 18세 이상으로 낮추는 내용이다. 공직선거법이 연내 통과된다면 내년 3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6월 지방선거부터 적용될 수 있다.

각 정당이 경쟁하듯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피선거권의 연령을 낮추는 것은 단순히 2030세대의 마음과 표를 잡기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미래세대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정당과 정치에 참여를 보장하는 의미가 돼야 한다.

피선거권과 선거권의 연령을 일치하도록 하는 것과 더불어 청소년의 정당가입을 허용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당법 제22조는 “국회의원 선거권이 있는 자”로 발기인 및 당원의 자격을 명시하고 있어 선거권이 없는 18세 미만 청소년들의 당원 가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영국의 보수당은 연령 제한이 없고, 노동당은 15세부터 가입이 가능하다. 독일 사회민주당은 14세부터, 프랑스 사회당은 15세부터 당원가입을 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정당에 가입한 당원은 자체의 ‘유스조직’에서 리더십을 배우고 훈련한다. 20대의 국회의원, 30대의 장관, 총리, 대통령이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것은 수년간 정당 내에서 쌓은 경험의 결과이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40세 이하 청년 의원 비율은 4.3%로 121개국 중 118위이다. 2020년 총선 당시 40세 미만 유권자가 전체 유권자의 33.8%라는 점에서 청년의 유권자 수 대비 의원 수 비율은 굉장히 낮다. 청년 의원이 없다는 것은 청년들이 중요한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적다는 것이고, 기후, 식량, 환경, 육아, 일자리 문제에 있어 다음 세대가 살아가야 할 당사자가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8세 남진희 광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발표했다. 이제 막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고등학교 3학년 학생으로 광주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회장과 학생회장 연합체인 학생의회 10기 의장이기도 하다. 정당은 아니지만 학교 안팎에서 리더십을 배우고,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경험자다. 청소년들이 정당에 가입해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경험을 쌓으며 배운 리더십을 통해 성장할 수 있어야 유능한 지도자를 알아볼 수 있는 시각을 가진 건강한 유권자,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건강한 지도자가 구조화될 수 있다. 장강의 뒷물이 앞 물을 밀어내듯이 자연스러운 세대 흐름이 필요하다.

정은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은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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