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  ⓒ권은주 기자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 ⓒ권은주 기자

대구경북연구원 11대 원장인 오창균 원장(59·사진). 그가 이 곳에서 일한 지 올해로 21년째다. 지난 2019년 취임 당시 연구원 내부에서 원장으로의 승진은 처음이라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올해 개원 30주년을 맞은 대구경북연구원은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출연해 만든 정책연구기관이다. 1991년 6월 ‘대구권경제사회발전연구원’으로 문을 연후, 92년 ‘대구경북개발연구원’, 2004년 ‘대구경북연구원’으로 세 번 개칭했다.

초창기 지역경제 연구에서 교통, 농업, 도시계획, 조경 등으로 분야가 넓어지면서 정책연구보고서, 기업실태조사보고서 등의 연구 결과물만이 아니라 지역 현안 관련 학술회의, 수탁과제 추진을 위한 간담회, 이를 통한 연구조성사업, 대구경북 분기별 경제 동향분석 등 정기간행물도 출판한다. 얼마전 대구경북연구원과 (사)대구경북학회가 공동 발행하는 '대구경북연구'가 한국연구재단(KCI)의 재인증 평가에서 등재학술지로 유지되기도 했다. 

정규직만 80여명으로 그동안 규모나 사업내용도 커졌다. 대구경북에서 연구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 의미하는 것 같다.

오 원장은 취임 후 조직의 강점과 조직원들의 전문성과 역량에 중점을 두고 연구원이 나가야 할 방향을 망설임 없이 제시해왔다. 내부 출신의 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다. 

특히 오 원장은 코로나19의 어려운 시간 속에서 ‘대구경북행정통합’ 논의를 뒷받침하고 대구경북 성장 동력으로 산업구조개편과 공간재편전략, 인적자원역량 강화 등 연구를 제시해왔다.

대구경북의 환경은 과거와 달라요. 지리적으로 동남권에 치우쳐 있고 면적도 대부분 내륙에 속해 외부자원 유입의 조건이 불리하지요. 지역발전전략 측면에서 대구경북신공항건설, 대구경북행정통합, 미래산업 영역에 투입할 지역핵심인재양성 등에 공을 들이는 이유입니다." 

적극 추진해왔던 대구경북행정통합 논의가 2022년 지방선거 이후 중장기적 과제로 넘어갔다.

"지방소멸과 저출산 고령화 위기, 4차산업혁명, 대학 위기 등 대구경북행정통합은 절박함에서 나온 대안입니다. 저출산 고령화는 고용, 임금, 주택, 교육, 기본소득 보장, 노후소득 보장, 보건의료 부족과 맞물려서 나타나는 사회현상이지요. 사회 재설계를 시도한 선진국의 사례 연구를 통해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제시했으나 코로나19로 공론화를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시·도민과 함께하는 공론방식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졌지요. 재개가 되면 공론 활동에서 나타났던 문제점을 과제로 도출하고, ·도민들과 더욱 소통하고 각계각층의 이해와 관심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미래산업을 육성하는데 대구는 4차 산업혁명 코어 기술기반의 물, 단의료, 미래형자동차, 스마트에너지, 로봇산업과 스마트시티를 주력분야로 선정했고, 경상북도는 바이오, 이차전지, 소재부품, 항공방위, ICT융복합과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업이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지역 최대 현안이다

군공항건설기본계획수립이나 민간공항건설관련 타당성 검토가 중앙과 지역에서 법적절차에 따라 속도를 내고, 대구경북에서도 교통망 개선에 중점을 둡니다. 신공항이 문을 열더라도 스마트한 접근 인프라 확보 없이는 활성화가 어렵고 주변의 공항도시 조성 역시 힘듭니다.”

오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산업구조가 바뀌면서 공항의 기능과 역할도 게 달라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 주요 공항은 여객화물 운송 기능뿐만 아니라 R&D와 산, 교육과 인력, 비즈니스와 관광문화 등을 융합한 새로운 경제권 중심으로 주목 받게 됐습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들어서면 지역에 새로운 발전에너지가 생겨나고 입지 여건상의 한계를 순조롭게 극복하는 결정적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지난 30년을 기반으로 앞으로 연구원이 나가야할 방향에 대해 오 원장은 "국책연구원이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연구기관으로부터 협력과 협업요청이 많아졌어요. 지난 시간동안의 노력으로 우리 연구원의 입지가 넓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토대로 ·도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 경쟁력 제고라는 본래의 연구기관 설립 취지를 재인식하는 한편, ‘대구경북 미래 가치 창조의 중심을 비전으로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 원장은 대구경북 발전을 위한 연구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소가 무엇인지, 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관점의 정책개발기능 강화, 튼튼한 데이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시·도민이 신뢰할 수 있는 싱크탱크로서 입지를 더욱 굳건히 다져나갈 계획이다. 기술과 산업, 공간과 인구구조 변화 등을 반영한 지역 차원의 사회정책 재설계 관련 연구도 서둘러야 할 분야라고 강조한다. 

그는 연구원 전반을 책임지는 기획경영실장에 여성을 전진배치하고 성평등 정책도 가져왔다"연구원 전체 여성 비율은 약 32%이고 정규인원 중에는 약 23%이며 구원은 18%입니다. 지금은 적은 수이지만 앞으로 더욱 확대할 것입니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 ⓒ권은주 기자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 ⓒ권은주 기자

매년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방지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폭력예방교육은 물론, 가족친화직장교육, 성인지 역량강화 교육 등 다양한 관련교육을 원장 및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성희롱·폭력 고충상담창구 및 사이버신고센터도 구축하여 성평등한 직장문화조성에도 앞장선다. 2018년 12월 1일 가족친화 우수기관 인증도 획득했다

"향후 정책이 성별에 미치는 영향과 성차별 발생 원인을 체계적으로 평가 분석하고 합리적인 개선안을 제시해 실질적인 성평등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장

경북 영양 출신으로 경북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미국 미주리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0년 대구경북연구원에 입사해 사회통합연구실장, 지방분권 및 지역복지본부장, 경북연구본부장, 미래전략연구실장, 신공항연구단장, 대구경북학연구소장 등을 지냈다.경상북도 행정혁신협의회 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발전전문위원회 위원,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위원회 실무위원, 대구시 갈등관리심의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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