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육상선수 로나 키플라가트

~B7-3.jpg

케냐의 장거리 육상선수 로나 키플라가트(Lornah Kiplagat)는 운동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활동으로도 유명하다. 10㎞와 하프 마라톤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그는 사재를 털어 여성을 주 대상으로 한 캠프를 설립하기도 했다. 2000년 11월에 이텐 시내 고지대에 문을 연 '고지훈련센터(HATC, High Altitude Training Center)'가 그것. 젊고 재능 있는 여자 육상 선수들에게 최상의 컨디션으로 훈련받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센터 설립의 시작이었다.

마라톤 왕국으로 유명한 케냐이지만 여자 육상 선수들에게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여성의 역할은 가사'라는 전통적인 생각이 팽배해 있어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키플라가트는 '타임투런'에서 실시한 폴 그레치와의 인터뷰에서 “남자는 가장 중요한 존재였고, 그렇게 믿어져 왔다. 남자는 중요하고 여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은 단지 문화적 관습일 뿐이다”라며 이제 그 생각들이 변하고 있다고 말한다.

본인을 비롯한 캐서린 은데레바, 조이스 쳅춤바 등의 활약으로 여성달리기에 대한 인식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편의 국적을 따라 2003년부터 네덜란드 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키플라가트 자신을 비롯, 많은 선수들이 '해외파'임을 감안한다면 국내 여자선수들의 여건은 여전히 많은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고지훈련센터'의 존재는 여자 육상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캠프에 '입주'할 선수는 두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정기 테스트를 통해 선발된다. 10㎞ 혹은 21㎞의 선발경주에 참가한 선수들을 코치가 관찰한 후, 재능 있는 선수를 선발하는 것. 숙소와 식사가 무료로 제공됨은 물론 코치와 스텝들에게 전문적인 훈련을 받는다. 현재 케냐뿐 아니라 우간다, 에티오피아의 선수들도 이곳에서 훈련하고 있다.

고지훈련센터는 매 11월이 되면 센터 개관을 기념하는 로드 레이스를 개최한다. 작년 11월에는 4주년을 기념하는 10㎞ 여성육상대회를 열었다. 케냐 여성들의 육상 참여 진작을 목표로 열린 이 대회는 전통적인 남녀관을 지니고 있는 케냐 국민들에게 '뛰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 “(남성 중심의) 의식을 바꾸고 싶다. 그래서 나는 달린다”라는 키플라가트의 말이 새삼 와 닿는 지점이다.

키플라가트는 현재 네덜란드 푸에르토 리코에서 초보 선수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비만 치료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한 평범한 사람들이 훈련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었다고 한다며 뿌듯함을 내비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의 희망대로 스포츠를 통한 사회적 지원과 참여가 육상에서의 성과와 함께 빛나길 기대한다.

박계영 객원기자

sumatriptan patch http://sumatriptannow.com/patch sumatriptan patch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