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대선 후보 ⓒ홍수형 기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홍수형 기자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페미니즘은 편 가르기가 아니라, 모두가 차별 없이 평등하게 살자는 가치를 지향한다”며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반페미니즘’ 행보로 2030 남성에 몰두하는 사이, 심상정 후보는 정반대 행보로 주목 받고 있다.

양강 후보가 호명하는 ‘청년’에는 ‘여성’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한때 문재인 정부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이었던 20대 여성은 이제 자신을 대변할 새로운 후보를 물색하고 있다.

리서치뷰 여론조사 결과가 말해준다. 지난 6~7일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선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 중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0대 여성이 47%였다. 20대 남성(25%)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마음 줄 곳을 찾지 못한 20대 여성 유권자의 선택지 중 가장 먼저 떠오른 이름은 심상정이다.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여론조사(7~8일 실시, 전국 성인 2014명) 결과 20대 남성에선 이 후보 20.1%, 윤 후보 52.1%로 나타났다. 20대 여성(18·19세 포함)의 이 후보 지지율은 26.2%, 윤 후보 지지율은 31.5%였다. 20대 여성에서 심 후보 지지율은 14.9%로 전 연령대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였다. ‘지지 후보가 없다’와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 비율은 20대 여성이 17.1%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심 후보는 대선 본선을 시작하자,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향해 “젠더 의식이 후지다”(여성신문 10월 21일 인터뷰)고 일갈했고, 두 후보를 “얄팍한 젠더의식으로 반페미니즘의 기수 역할을 자처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11월 11일 페이스북).

소통은 심 후보가 여성 표심을 잡을 강력한 무기다. 20대 여성을 비롯해 세대별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과 직접 만나거나 SNS로 적극 소통한다. ‘텔레그램 성착취방을 운영한 조주빈이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10월 14일 SNS에 글을 올려 ‘n번방’을 세상에 알린 2명의 20대 여성 ‘추적단 불꽃’을 언급하고 가해자 엄벌뿐 아니라 피해자 회복에 적극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전태일 열사 51주기인 13일에는 금속노조 산하 LG케어솔루션지회의 김진희 수석부지회장과의 대담을 통해 여성 노동자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을 위한 평등길 행진과 성소수자부모모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너에게 가는 길’ 시사회에도 참여했다. 18일 오후에는 20대 여성의'20대 여성, 우울 너머로 가보자고'라는 제목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한다.

갈 곳 잃을 20대 여성 표심은 결국 심 후보에게로 향할까. 심 후보는 여성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의 승부수로 여성‧녹색‧청년‧노동을 꼽았다. 특히 “여성들과 함께 하는 대선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